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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사형수’ 정동년 5·18재단 이사장 빈소 이틀째 조문 행렬
“못다 한 일 놓고 간 원한에 하늘도 슬퍼하는 듯”
정치권 애도 잇따라… 전·현직 대통령 조화 나란히
작성 : 2022년 05월 30일(월) 17:55 가+가-
5·18민주화운동 직전 ‘내란 수괴’ 누명을 뒤집어쓴 ‘오월 사형수’로서 항쟁 진상 규명 등에 헌신한 고(故)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이 별세 이틀째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고 정 이사장의 장례 둘째 날인 30일 오전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광주 동구 금호장례식장에는 조문객 발길이 잇따랐다.
조문객들은 일평생 5·18 항쟁의 진상 규명과 신군부 책임자 처벌을 위해 힘쓴 고 정 이사장의 뜻을 되새겼다.
빈소에 들어선 조문객들은 영정을 한참 바라보거나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분향했다. 저마다 고인과의 인연 등을 회고하며 유족을 다독이기도 했다.
5·18 유공자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전·현직 회장들도 조문 행렬에 동참, 고 정 이사장의 넋을 기렸다.
정춘식 전 5·18유족회장은 “조문차 집에서 나오자마자 내리는 비를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 못다 한 일을 놓고 가는 원한이 얼마나 깊으면 하늘도 이렇게 슬퍼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은 학살 책임 추궁, 유공자 단체 구성과 화합·복지 등 많은 일을 했지만 가장 큰 숙원은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었을 것이다”며 “고인이 해야한다고 생각한 일들은 남아있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 할테니 이제는 편안히 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정인기 민변 광주지부장은 “오월 항쟁으로 옥고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실 때까지 5·18기념재단 이사장으로서 소임을 다하셨다. 마지막 가시는 길 마음 편할 수 있도록 남아있는 사람들이 제 몫을 해야 한다고 다짐해본다”고 했다.
정치권의 애도 물결도 잇따랐다. 빈소 양 옆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명의의 조화가 나란히 놓였다.
문 전 대통령은 주변 인사를 통해 보낸 조전(弔電)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가치를 널리 계승 발전시키는데 앞장서신 고인의 삶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님을 비롯한 유가족 여러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상희 국회부의장,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도 조화를 보내 정 전 이사장의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
고 정 이사장은 지난 29일 오전 10시 광주 남구 자택 인근 모처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1964년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맡았던 그는 1965년 한일굴욕외교 반대 투쟁을 이끌다 구속·제적당했다. 이후 사회 생활을 하다 1980년 37세 만학도로 복학했으나, 5·17 비상계엄 확대 조치에 따른 예비 검속으로 옥고를 치렀다.
전두환 신군부가 꾸며낸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 휘말려 모진 고문을 당한 뒤 내란수괴 혐의를 뒤집어썼다. 군사 재판에서 이른바 ‘광주사태 주동자’로 분류, 사형을 선고받았다.
1982년 12월에서야 성탄절 특별사면조치로 석방됐으며, 5·18 진실 규명을 비롯한 사회 운동에 헌신했다.
/최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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