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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접어드는 한동훈 법무부… 만만치 않은 과제들 산적
‘한동훈 법무부’ 2년차 주요 과제 정리
촉법소년 연령, 14세→13세 하향 추진
고위험 성범죄자, 학교 근처 주거 제한
작성 : 2023년 05월 14일(일) 17:01 가+가-
오는 17일 ‘한동훈 법무부’가 1주년을 맞는다. 지난 1년간 법무부가 검찰 수사권 복구에 집중해 왔다면, 2년차에는 보다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내야 할 전망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고,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하고, 무고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국내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이민 정책 재편을 위한 이민청 설치도 올해 상반기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 무엇 하나 쉽지 않은 과제다.
법무부는 지난주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향후 계획이 담긴 자료를 발표했다. 마약범죄 양형기준 강화, 전세사기 가중처벌, 범죄수익환수 전문부서 증설, 국토부 내 특법사법경찰관 설치 등 수사·처벌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특히 지난해 드라마 ‘소년심판’ 등으로 국민적 관심사가 높아진 촉법소년의 나이 기준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법 개정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 장관은 지난해 10월 “촉법소년의 범죄가 증가하고 범행수법이 흉포화되고 있는 것이 통계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소년 인구는 감소하는데 촉법소년 범죄는 2017년 7897건에서 2021년 1만2502건으로 증가했고, 처음 법이 제정된 70년 전에 비해 소년의 신체적 성숙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근거다.
법무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년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가운데 대법원은 지난 2월 “13세 소년이 형사책임 능력을 갖췄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반대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소년범의 경우 학대와 빈곤으로 인해 행동통제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만큼 처벌보다는 교육과 치료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형사 책임 최저 연령을 14세로 유지하고, 14세 미만 아동을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구금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향후 국회 논의와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연령 하향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올해 초 한국형 제시카법 도입 내용이 담긴 ‘2023년 법무부 5대 핵심 추진과제’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아동 성범죄자에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이름을 딴 제시카법은 성범죄자가 학교나 공원 주변으로부터 600m가량 이내에 거주할 수 없도록 하는 미국법이다.
우리나라에선 최근 몇 년간 조두순·김근식·박병화 등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잇달아 출소하면서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법무부는 반복적 성범죄자,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가 학교·보육시설 500m 이내에 살지 못하도록 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거주 제한 반경은 사안별로 법원의 결정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학교를 기준으로 하면 주거 밀집도가 높은 서울·수도권에서만 주거가 제한돼 결과적으로 지방 특정지역에 범죄자가 몰려 살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안별로 법원의 판단을 받게 한 점도 기준이 통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헌법상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근본적 문제도 있다. 헌법에는 ‘공공복리 등을 위해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제한 범위에 대해서는 합치된 의견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한 줄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대선 공약집에도 ‘무고죄 법정형 강화’가 포함됐다. 당시 2030 남성 유권자를 겨냥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약집에는 살인·강도·강간 등 흉악범죄와 경미한 범죄에 대한 무고죄를 구별하고, 성범죄에 대한 무고는 특수성을 고려해 관련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법무부는 지난해 윤석열 정부 첫 업무보고에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해외 입법사례 조사, 분석을 통해 신중히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전했다. 실제로 법무부는 지난해 7월 ‘무고죄·위증죄 처벌강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최근에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흉악범죄와 경미한 범죄를 구분하고 흉악범죄에 대한 무고죄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양형기준상 일반적인 무고죄는 최대 징역 4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무고죄는 징역 6년인데 이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여성계에서는 사회적 낙인찍기 우려로 현재도 성범죄 신고를 망설이는 여성들이 많다며 처벌 강화에 반대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대검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7~2018년 성폭력 피해자가 무고죄 피의자인 사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무고로 고소된 이들 중 유죄 판결을 받은 비율은 6.4%에 불과했다. 성범죄 피해 여성에 대한 무고죄 고소 남발을 막을 방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장관은 1년 전 취임 일성으로 이민청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7월 업무보고를 통해 이민청 설립 추진을 공식화했다.
‘생산인구 감소’와 ‘저출생 문제’가 이민청 설립 근거로 제시된 만큼 외국인 근로자 유입 확대 정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민 활성화는 사회적 거부감이 큰 이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이민청 설립이 담기지 않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당시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논의와 의견 수렴을 통해 연내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겠다”고 했는데, 이민청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장관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우리 국민은 외국인이 몰려드는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도 있는데 존중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민 관련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체제를 갖추는 게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속도전의 문제가 아니라 정답을 내야 할 문제”라며 속도 조절 입장도 분명히 했다.
실제 법무부는 출범 1주년 자료에서 ‘첨단분야 인턴 비자’, 과학·기술 우수인재’ 등 화이트칼라 노동 인력 유입에 초점을 맞췄다. 동시에 강도 높은 불법체류 외국인 감축 계획을 실시했다며 “지난 1년간 엄정한 체류질서 확립에 만전을 기했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 중 법무부 외청으로 출입국·이민관리청(가칭)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기본법 정비를 위한 영구용역이 진행 중인 만큼 이르면 다음 달 구체적 청사진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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