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방일 행보를 규탄하고 책임 추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과 더불어 고강도 조치 예고 등 강경 투쟁 의지를 피력했다.
20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 방일 중 독도 영유권, 일본군 위안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규제 등 문제가 정상회담 등에서 다뤄졌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어 “일본 관방장관은 이를 인정했는데, 우리 정부 태도는 오락가락”이라며 “전체적으로 보건대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라며 “국민 자존심을 훼손하는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부정했다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영토와 국민 생명을 지키는 헌법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망국적 야합에 대한 엄중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독도, 위안부, 후쿠시마산 수산물 등 문제 관련 “일본은 언론과 장관이 나서 요구하고 있는데 우린 애써 감추는 이유가 뭔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떳떳하다면 일본 정부에 왜 일본 정부에 공식 항의 못 하나”라며 “굴욕외교를 절대 좌시할 수 없고 민주당은 오늘 운영위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을 ‘외교 참사 3인방’으로 지칭하면서 “분명한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측에서 한일 정상회담 전 방일해 협조를 구하려 했음을 상기했다. 방일 인사는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석기 전 사무총장으로 알려졌다.
그는 “야구 구경을 핑계로 한 몰래 외교도 문제지만, 여당의 사전 설득 실패를 대통령의 결단으로 둔갑시킨 무책임한 방일 강행은 용서받기 어렵다”고 규탄했다.
또 “일본이 사과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도 통 큰 결단으로 포장하고, 오므라이스 먹방 외교만 했으니 국민을 이렇게까지 우롱해도 되나”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한일의원연맹 다른 회원 의원들 의중도 묻지 않고 윤심만 받들어 일본에 구걸 면담했다면 그 책임도 가볍지 않다”며 “김기현 대표와 대통령실은 직접 밝히라”고 했다.
최고위원들도 대일 외교 문제를 집중 조명하면서 한탄, 성토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일본에서 박수 받고 국민에겐 비난 받으니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며 “얼마나 많은 것을 내줬으면 우리 동포가 아닌 그 나라 국민들이 박수치나”라고 규탄했다.
또 “한국에서 수많은 이들이 거리 곳곳 규탄집회를 열고 땅을 치며 통곡하는데 일본 사람에게 박수를 받은 게 그렇게 자랑할 일인가”라고 개탄했다.
고 최고위원은 “우리 정부가 한일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가 됐다고 발표했는데, 뭐가 유리해 졌는지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야당인 민주당이 지엽적인 문제 제기만 하고 있다는데, 위안부·독도·수산물 이런 문제가 지엽적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3·16 친일 굴종외교, 계묘국치의 후폭풍은 만만하지 않다”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시국미사를 열고 대학생과 교수들 시국선언이 줄 잇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일본에 다녀왔으면 우리 국민들에게 칭찬 받아야지, 일본 사람 마음 여는데 일정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말한다”며 “그건 일본 총리가 해야 하는 얘기”라고 했다.
또 “일본 전범기업에 면죄부를 준 대통령은 오므라이스 만찬을 하고 국민은 방사능 식탁을 받아야 한다”며 “일본은 독도 도발을 하고, 윤 대통령은 국민을 도발시켰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방일이 낮은 급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짚고 “용산 총독이 일본 총리를 알현하러 간 것 같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했는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엔 반대했는가”라며 “일본과 소파 협정이라도 맺을 셈인가”라고 말했다.
/김요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