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신안군-NH농협은행, 금고 이자율 대립
“2000억 평잔에도 이율은 일반 정기예금만 못해”
신안군, 금리 인상·차액 상당 협력사업비 등 요구
농협은행, 금고업무 약정에 따른 지급… 불가 통보
“한번 계약하면 이자놀음만… 불합리한 조항 개선”
작성 : 2023년 02월 12일(일) 17:41 가+가-

고금리 시대를 맞아 전남 신안군과 군 금고인 NH농협은행이 금고 이자율 현실화를 두고 대립을 보이고 있다.
신안군은 농협은행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평잔액을 활용해 고수익을 올리면서 일반 예금금리보다도 낮은 금고 이자율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달 신안군은 군 금고인 농협은행에 금리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으로 인상하거나 금리 차액에 상당하는 협력사업비 제공 등을 요구했다.
금고은행은 지자체의 세입금을 수납·이체하고 세출금 지급을 비롯한 유휴자금을 관리하는 기관을 말한다. 신안군의 금고인 NH농협은행은 2022년부터 3년간 일반회계를 맡고 있다.
신안군이 군 금고인 농협은행에 이자율 인상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최근 고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의 정기예금 수신금리와 지자체 금고의 이자율이 현격한 차이가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금고라는 이유로 수천억원의 막대한 예치금을 저원가성으로 확보하고, 지자체 공무원과 산하기관 등을 대상으로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등 혜택을 누리면서도 지자체 지원에는 인색하다는 배경도 깔려 있다.
현재 신안군은 평균 2000여 억원이 넘는 일반회계 예산을 금고인 농협은행에 예치하고 있다.
적용금리는 군과 농협은행이 체결한 금고 업무 취급 약정에 따라 기준금리에 우대금리를 가산해 적용하고 있다. 최근 이자율은 3.1%이다. 이는 4.1~4.2%가 넘는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에 미치지 못한다는게 신안군의 주장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금리를 1%만 상향하더라도 연간 추산액은 20억원이 넘어 가난한 시골 지자체의 재정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금고 수익금을 농협의 고객인 농민들을 위한 사업에 사용하는 만큼 현실적인 반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농협은 최근 신안군의 요구에 “금리는 약정의 계약내용에 따른 것”이라며 불가 입장을 공식 통보했다.
한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연동해 상승한 금리를 적용하고, 금고지원업무를 수행하는 인적·물적비용을 감안해 이자율을 결정하고 있다는게 농협의 입장이다. 인건비와 출장소 운영·임차비 등 부대비용과 협력사업비 등이 반영돼 신안군의 요구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군이 파악하고 있는 이자율은 일반기업이나 법인체에 제공되는 이자율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금고 이자율을 개인이나 법인에 적용하는 정기예금 수준으로 인상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시대’을 맞아 예대 금리차로 인한 수익확대가 현실화되면서 지자체 금고와 잡음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더욱이 수익금으로 자신들만의 성과급 돈잔치에 대한 반감도 크다.
일부 농민단체에서는 농협은행이 농민 상대 ‘이자장사’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설립 취지마저 무색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남도의회에서는 지난해 12월 진보당 박형대 의원이 발의한 ‘금고 지정기관의 대출금리 인하 촉구’ 건의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박 의원은 “금고 지정기관이 높은 예대마진율로 전남도민에게 과도한 금융이익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익률의 상당부분을 지자체 협력사업 증액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안군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금고 약정의 불합리한 독소조항 등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강축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