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로 4강행 견인’ 장동신 “나는 수비수, 골보다 무실점”
이탈리아와의 4강 진출 결정 플레이오프서 2골
한국 파라아이스하키, 11일 캐나다와 준결승
작성 : 2022년 03월 10일(목) 17:02 가+가-

“이탈리아 킬러? 인정합니다.”
9일 2022 베이징동계패럴림픽 파라아이스하키 이탈리아전에서 2골 1도움으로 4-0 승리와 4강행을 견인한 ‘검투사’ 장동신(46·강원도청)이 온몸이 흠뻑 젖은 채 환하게 웃었다.
장동신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휠체어펜싱 은메달리스트다. 펜싱으로 다져진 순발력, 타고난 운동신경, 철저한 자기관리는 2008년 시작한 파라아이스하키서도 빛을 발했다.
4년 전 평창패럴림픽 이탈리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짜릿한 결승골로 사상 첫 동메달을 이끈 바로 그 선수, 장동신이 베이징패럴림픽, 절체절명의 이탈리아전에서 또다시 번뜩였다.
‘이탈리아 킬러’에게 첫 골은 3분30초면 족했다. 골대 정면에서 날린 기습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2피리어드, 장동신은 깔끔한 킬패스로 정승환의 쐐기골을 도왔고, 3-0으로 앞서던 3피리어드엔 베테랑의 기지를 발휘했다.
이탈리아가 총공세를 위해 골리 대신 공격수를 투입한 상황, 페이스오프 직후 장동신은 이탈리아 빈 골대를 향해 퍽을 띄워보냈다.
‘원샷원킬’ 퍽이 골망을 꿰뚫는 순간 대한민국 선수단이 모두 일어나 뜨겁게 환호했다. 한민수호의 2대회 연속 4강행을 자축하는 축포였다.
‘월드클래스 공격수’ 정승환은 “선수들도 깜짝 놀란 골”이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훈련 때 열 번 시도하면 다섯 번도 들어가기 힘든 골”이라면서 “10점 만점에 10점!”을 외쳤다.
‘골 넣는 수비수’ 장동신은 이날 한국의 4골 중 3골에 관여했다. 3골을 복기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그저 “운이 좋았다”거나 “동료가 잘했다”며 공을 돌렸다.
장동신은 “1피리어드 중거리 선제골은 넣으려고 한 게 아니라 골대쪽으로 던져놓은 것이다. 운좋게 들어갔다. 2피리어드 어시스트 때는 (정)승환이와 눈이 마주쳤다. 승환이가 마무리를 잘해줬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3피리어드 땐 ‘주장’ 장종호가 페이스오프를 잘했다. 나는 종호를 무조건 믿는다. ‘퍽이 올 거고 난 무조건 골대쪽으로 던지겠다’고 마음 먹었고, 100% 생각대로 됐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4년 전 평창 동메달을 결정짓는 골을 넣던 날도 그는 그랬었다. “세상의 모든 운이 내게 온 것 같다”면서 눈물을 펑펑 쏟았었다.
그나마 ‘이탈리아 킬러’라는 별명만큼은 쿨하게 인정했다. 장동신은 “언제부턴지 모르겠는데 평창 결승골 이전에도 이탈리아만 만나면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겼다”며 “경기 전 동료들이 ‘오늘 또…’ 했었다. 이탈리아 킬러라는 말은 이제 나도 인정한다”고 했다.
분명한 건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점이다. 한민수 파라아이스하키대표팀 감독은 “장동신은 자기 관리도 잘하고 책임감 있게 훈련에 집중하는 선수다. ‘펜싱의 황태자’답게 순발력도 좋고 디펜스에서 책임감 있게 믿음직한 플레이를 해주는 선수”라고 인정했다.
4강에 진출한 한국은 11일 오후 1시 5분(한국시간) A조 2위 캐나다와 결승행 맞대결을 펼친다.
캐나다와의 준결승서도 골을 기대한다는 말에 장동신은 “저는 디펜스(수비) 20번 장동신입니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