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이 되선 안 된다는 우려를 밝혔던 민주당 의원모임 ‘더좋은미래’가 더이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당초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에 김부겸 전 의원까지 당권 레이스에 합류해 과열 양상을 빚을 것에 우려를 표했지만, 김 전 의원이 대선 불출마를 시사하며 한발 비켜서자 이 의원과 단독으로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내에선 김 전 의원이 ‘대권 포기’ 카드를 던진 만큼, 이 의원도 가부간에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86 운동권 그룹 모임인 더미래 소속 의원 28명은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례 모임을 갖고 전당대회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지난주 정례모임에서 호남과 영남권 대선주자인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당권을 놓고 격돌할 경우 전대가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더미래 대표인 진선미 의원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전대가 과열돼서 마치 대권 문제로 가게 되면 코로나19를 정부 중심으로 (대응하는) 여당으로서의 역할이 좀 왜곡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진 의원은 “그런데 김 전 의원이 당권만 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로선 확인되지 않아서 뭔가 (상황에) 변화가 되고 있다”며 “우리가 이런 논의를 하고 결론을 내는 것 자체가 의도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특별히 결론을 내지 않고 논의를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우려가 다 전달된 걸로 본다”며 “우리 의견이 언론을 통해 다 전달됐고 결국 그게 어떤 식으로 (당권주자들이) 결정을 내리면 그건 또 결정을 존중하는 게 우리들 입장이라 생각해서 여기서 논의는 마무리하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더미래 소속으로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는 우원식 의원은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우 의원은 대선주자의 당권도전 문제가 제기된 지난 모임에도 불참한 바 있다.
더미래가 더이상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지만 대선주자의 당권도전을 둘러싼 논란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는 모양새다.
민주당에선 당권·대권 분리규정에 따라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1년 전 대표직을 던져야 한다. 이 의원이 대표가 되면 임기를 7개월 남짓 수행한 뒤 내년 3월에는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최고위원 임기 보장 문제가 불거지자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차원에서 당헌·당규 손질에 나서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 문제가 대두된 시점에 당권 후보군 중 대권주자는 이 의원이 유일해 당이 나서 ‘걸림돌’을 치워주려 한다는 뒷말이 나왔다.
이와중에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대선주자인 김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와 함께 ‘대선 불출마’ 카드를 던진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우 의원과의 회동과 관련해 “우 의원이 ‘당권에 나서면 7개월 하고 그만둘 거냐’ 묻기에 ‘내가 선두주자도 아니고 어떻게 그러겠느냐. 임기를 채우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전날에 이어 오늘 또다른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을 만날 예정이다. 홍 의원은 지속적으로 “대권주자가 당권까지 가지려는 것은 당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에 “김 전 의원이 대권을 포기하면 공은 이 의원에게 넘어가는 것”이라며 “당원과 지지자들을 상대로 왜 대선주자이면서 당권에 도전해야하는지를 이제 설명해줘야 한다. 만약 안 나온다면 안 나오는 이유를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오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이희호 여사 1주기 추도식 후 만난 기자들이 김 전 의원이 ‘당대표 2년 임기 완주’를 천명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보도 이외의 것은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답변에 앞서 십수초간 생각에 잠긴 모습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