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잔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로 늘어난 가운데 중소기업 부실 문제가 가계부채와 함께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제2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경우 ‘도미노 부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중소기업의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금융·저축은행·신협협동조합 등) 대출금 잔액은 80조4494억원으로 전년말 60조8460억원 대비 19조6034억원(32.2%) 증가했다.
작년말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총잔액이 97조29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돈을 중소기업이 빌렸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상황은 은행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깐깐하게 하며 비은행권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같은기간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559조6394억원에서 590조1868억원으로 5.5% 증가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의 2금융권 대출을 늘린 것과 동시에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IBK경제연구소가 국내 4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2014년과 2015년 1년새 중소기업들의 비은행금융기관 평균 대출금리는 적게는 0.6%포인트에서 많게는 3%포인트까지 올랐다.
담보별로 보면 신용보증서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014년 중 4.27%에서 2015년 중 7.42%로 무려 3.15%포인트나 상승했다.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금리도 각각 0.92%포인트, 0.6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권 신용보증서담보대출, 신용대출, 담보대출 평균금리가 0.48%포인트, 0.72%포인트, 0.56%포인트씩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직 2016년 중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대출금리가 지난해 중순 저점을 찍은 뒤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과 맞물려 꾸준히 상승한 점 등을 감안하면 2금융권 대출금리 역시 조정기를 거친 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을 것이란 게 금융권의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이미 지난 2014년 약 52조원에서 2015년 61조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당시 2금융권이 은행권에서 돈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을 받아들이며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조이기가 더욱 강화되며 이같은 풍선효과가 더욱 두드러졌고 중순 이후부터는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에 2금융권 금리도 함께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벼랑 끝에 몰려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중소기업들이 향후 금리인상으로 인한 상환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면 도미노 부실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최근 국내 수출 상황 등이 호전됐다는 얘기도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들여다보면 전국의 중소기업은 소위 ‘쑥대밭’이 돼 있다”며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계속 이렇게 어렵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 초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부도 중소기업 수는 56개로 불과 한 달새 26개가 늘었다. 반면 신설 중소기업법인 수는 2015년 12월 8679개에서 지난해 12월 8534개로 145개가 감소했다.
/민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