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친환경자동차 중심도시를 민선6기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법적, 기술적 장벽에다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까지 겹쳐 3중고를 겪고 있다.
광주의 미래 먹거리라는 점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한 정부 차원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치밀한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전기차에 한해 화물차 증차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화물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안(일명 전기차 특별법)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야당 등의 반대로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1월은 국정농단 사태로 상임위 자체가 개점휴업 상태다.
특별법이 통과될 경우, 2020년 무렵이면 국내에 2조원 규모의 전기화물차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 조이롱차와 2000억원대 투자 협약을 맺은 광주시는 CJ대한통운, 조이롱과의 3자 협약을 통해 현재 1t 택배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키로 합의한 상황인 데다 쿠팡 등과의 택배 전쟁도 치러야 할 처지이어서 특별법 통과가 필수요건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과 화물연대 등에서 “과당 경쟁으로 택배 단가가 떨어져 결국 화물 차주만 피해를 볼 것”이라며 반기를 들고 있어 특별법 통과가 녹록치 않다.
국내 인증도 고민거리다. 시는 지난해 9월 조이롱 한국법인 설립에 이어 올 상반기안으로 국내 인증을 따낸다는 목표다. 하지만 새로운 블루오션에 대한 안방 기업들의 텃세와 까다로운 정부기준이 걸림돌이다.
한국GM의 말리부 하이브리드가 엄격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규에 맞춰 설계됐음에도 국내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받지 못해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취득세, 공채, 친환경차 구매보조금 등 대당 500만∼600만원에 이르는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이롱의 국내 인증이 늦춰질 경우 당초 내년 중 광주에 KD(Knock-Down·반제품) 공장을 우선 건설한 뒤 생산에 돌입해 15~18인승 전기승합차인 E6 2000대를 판매하겠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일부 자동차 전문가도 “6개월 이내 국내 인증을 따내겠다는 것은 무리수일 수 있다”며 인증 지연을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발 사드는 또 다른 변수다. 중국 정부가 사드 반발 수위를 높이며 자국 기업과 국민들의 한국행에 제동을 걸고 있어 광주시 입장에선 반가울 리 없다.
윤장현 시장이 최근 중국 북경 전기차포럼에 다녀온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지 관계자와 기업인, 학계 인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 사드 문제로 이어지고, 예사롭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가 곳곳에서 쉽게 감지된다”고 밝힌 점도 이런 중국 내 반감을 대변하고 있다.
윤 시장은 또 “대권 레이스에 열기를 더해가는 중이지만 사드 배치와 북핵은 불확실성과 위기관리 해법없이 마주 달리고 있다. 누가 대권을 잡느냐도 중요하지만, 새 정부는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 반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전기차협회장인 김필수(54)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택배회사의 주력 차종인 1t트럭은 가다서다를 반복해 배기물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공해 트럭’으로 전락할 수 있어 전기차로의 전환이 시급하지만 곳곳에서 발목을 잡아 쉽지 않고, 국내 인증도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또 사드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해외 투자, 특히 한국 진출에 딴지를 걸 수 있어 광주 입장에서는 커다란 악재가 아닐 수 없다”며 “콘트롤 타워, 대정부 노력, 법적 장치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