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74.0원이다.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된 지난 8일 1137.0원과 비교하면 4거래일 만에 3.3%가 상승한 것이다. 당선이 확정된 지난 9일 1154.0원과 비교해도 1.7%나 상승한 상태다.
달러대비 원화 환율 상승에 대해 업종별로 표정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전자와 자동차 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은 기대를 높이고 있는 반면 원부자재를 주로 수입하는 항공 등의 분야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자업계는 세트와 부품 모두 수출 규모가 큰 만큼 환율 상승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장기적인 트럼프의 정책도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자 업종과 같은 수출기업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라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환율이 오른다는 건 우호적인 환경 조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당장 환율이 올라 매출 상승에 영향을 주는 긍정적 환경보다 장기적으로 트럼프가 어떤 경제정책을 시행하고 거시적 영향을 미칠 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자동차업계도 최근 환율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후 미국 정책이 확실 시 될 때까지 불확실성으로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수출에 도움이 되지만, 향후 미국 환율정책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수출 위주의 철강 및 조선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다. 다만 원재료 수입에는 부정적인 요인이기에 낙관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해외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철광석 등 원재료를 해외에서 달러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미국 보호무의주역가 더욱 강화할 수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다. 안정적 경영활동을 위해 평소 환 헤지를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의 영향이 제한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입부담이 큰 항공 등 일부 업종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달러화로 항공유를 사오는 항공업계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상승하면 항공유를 달러로 조달하는 항공사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10원 상승 시 약 960억원의 외환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우려의 시각을 내비쳤다.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정유업계 역시 최근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화부채 부담이 늘어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앞서 달러로 사왔던 원유의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들여올 때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최근 달러 강세로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도 “원유의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는 한편 정제마진을 원화 환산 시 매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 헷지 플레이 및 시장 동향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동통신, 인터넷, 게임 업종은 향후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환율 상승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원화 환율 상승으로 눈에 띄는 타격은 없어 보인다. 필요한 기기와 부품은 비행기 등을 통해 수송하는데 대량이 아니라 영향이 미칠 정도는 아니다”며 “하지만 환율의 유동성이 장기화되면 경영 전략에 어떠한 형태로든 참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넷과 게임업계에서도 환율 등폭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기업들은 국내 사업이 중심이라 환율 영향이 크지 않지만 관련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은 애플 및 구글 앱마켓과 수수료를 달러로 정산하는데 후속 영향이 있을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민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