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가계부채 관리대책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도통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지난 5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전국 확대, 7월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요건 강화, ‘8·25 대책’ 등을 잇따라 내놨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과 12월 미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시장금리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생계형 대출’로 분류되는 자영업자 대출 및 마이너스 통장 대출도 다시 급증하고 있어 가계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전월에 비해 7조5000억원 증가한 69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증가세가 다소 꺾였던 주택담보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이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택거래량이 늘면서 다시 몸집을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2조7000억원, 2월 2조6000억원을 기록하다가 봄 이사철을 맞아 3월 4조4000억원, 4월 4조6000억원으로 불었다. 이후 5월 4조7000억원, 6월에는 4조8000억원, 7월 5조7000억원, 8월 6조1000억원으로 계속 오름세를 나타내다 지난 9월 5조2000억으로 증가세가 다소 꺾였다.
하지만 한 달 만인 10월 5조5000억원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23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가계대출에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와 마이너스 통장 대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월 대비 2조2000억원이 늘어 25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 들어 꾸준히 2조원 안팎의 증가폭을 보이며, 대기업 대출 잔액(164조6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하는 원인으로는 주로 기업구조조정, 베이비부머 은퇴 및 청년 실업 증가 등이 꼽힌다. 소득이 불안정 한 퇴직자 또는 실직자들이 자영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사업 자금이나 생활비 용도로 대출을 신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부진과 미국 금리인상 등의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상대적으로 부실 확대 위험이 높을 수 밖에 없다 .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내수부진 장기화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 등으로 중장년 자영업자의 부채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자금유출이 확대되고 국내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가계부문의 이자비용 증가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도 한 달간 2조원이 늘어 171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