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 김영란법 심사 시작
위법 요소 수정 요청 가능성
법제처 법령 심사 돌입…위헌·위법 요소 등 중점 심사
정부입법정책협의서 부처 간 이견 조정 가능성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에 대한 법제처의 법령 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법제처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지난주 금요일(29일)에 국민권익위원회의 접수를 받아 법령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법리적인 부분을 주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제처의 법령 심사는 현행 법률 체계와의 조화를 위해 정부 입법 과정에서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요소를 사전에 걸러내는 과정을 뜻한다. 통상 20~30일 정도 소요된다. 법령 심사를 통과하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법령 심사에서는 법령안 내용의 필요성과 법적 타당성, 다른 법률과 상충되는 요소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현행 법률 체계와 충돌하는 부분이 발견되거나 위헌·위법적인 요소가 드러나면 '수정 요청'이 내려질 수 있다.
이밖에도 '정부입법정책협의회'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 등은 다음달 1일 공동으로 '정부입법정책협의회 개최 요청서'를 보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입법정책협의회는 법령안에 대한 기관 간 이견이나 갈등을 조정하는 기구로, 법제처 차장이 의장을 맡는다. 정부입법정책협의회는 주로 법리적 이견에 대해 논의하지만, 부처 간 정책적 이견은 국무조정실이 조정할 수도 있다.
논의 결과 '조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시행령안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 등은 '3·5·10만원 상한액 기준'으로 인한 내수 위축과 국내 농수산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우려하며 “허용 금액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거듭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지난 28일 합헌 결정을 내린 데다, 이에 앞서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 역시 김영란법 시행령안의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3만원·5만원·10만원)에 대해 '동의' 결정을 내린 만큼, 법제처 법령 심사나 정부입법정책협의회에서 다른 결론이 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법제처 법령 심사 등 남은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규개위 심사에 이어 헌재에서도 합헌 결정이 내려진 만큼 어느 정도 분위기는 잡혔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 부처 간 이견은 법리적인 부분보다는 정책적인 부분인 만큼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