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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65주년과 윌리암 웨버 회장
김 철 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작성 : 2015년 06월 21일(일) 18:04 가+가-
지난해 7월25일부터 26일 오후 4시까지 무려 30시간 동안 미국의 워싱턴근교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앞에서 금년에 87세 된 노구의 한국전 참전용사인 웨버 예비역 대령이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희생당한 미군 3만6636명의 계급과 이름을 한 사람 한사람씩 부르는 특별한 일이 있었다. 6·25 한국전쟁을 잊지 말고 특히 한국전 정전일인 7월 27일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오른쪽 다리와 오른쪽 팔을 모두 잃고도 지금까지 생존해서 한국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일삼아온 노병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퍼포먼스였다. 웨버 회장이 한국과 이년을 맺게 된 것은 1951년 1월 6·25 한국전쟁이 한창 치열할 때였다. 미국 공수여단 소속 장교로 참전하게 된 윌리암 웨버는 강원도 원주 전투에서 적의 수류탄 공격에 부상을 입고 오른쪽 팔과 다리를 한꺼번에 잃게 되었다. 그 후 예비역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20년 넘게 한국전 참전 기념재단 회장을 맡아 미국 의회 및 행정부에 한국전 관련 청원에 앞장서왔고 지금도 혼신의 노력을 다해오고 있다. 워싱턴 포토맥공원 링컨 기념관 뒤쪽에 자리 잡고 있는 19명의 V자형 행렬모형과 벽화로 구성해 한국전의 참극을 묘사한 기념비도 그가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병사들의 성금과 한국 대기업의 협조를 얻어 전쟁이 발발한지 45년 만에 세운 한국전 참전 기념비이다. 판초우의를 입은 참전군인 19명의 V자 행렬의 용사는 미국의 육해공군은 물론 이거니와 백인과 흑인, 히스피니아계 등 모든 인종을 망라했는데 이 19명의 참전용사 중 한쪽 팔이 없는 상이용사는 바로 이 비석을 세운 당사자로 지금까지 살아있는 87세의 웨버 회장 자신이다. 웨버 회장은 지난 2013년 5월6일을 평생 잊지 못할 날로 기억하고 있다. 한국의 박근혜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여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을 때 의족과 의수를 한 불편한 몸으로 직접 안내를 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19명의 조각상 가운데 한 쪽 팔이 잘린 용사 상 앞에서 가던 걸음을 멈추고 실제 모델인 웨버 회장의 성한 왼 손을 꼭 잡고 한참동안 아무 말도 못하다가 “대령님 같으신 분의 희생 덕분에 오늘의 한국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했고 웨버 회장은 자신이 젊은 시절 참전했던 나라의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고맙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흘렀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필자는 어린 학창시절 해마다 6월25일이 되면 6·25 한국전쟁의 비극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이 노래를 목청껏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아직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우리는 이 나라를 풍전등화와 같은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건져 준 우방국들에 대한 은혜는 물론 전쟁에 대한 기억조차 못하는 부끄러운 국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망각을 하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을 위해서 국가의 존망도, 안보도 뒷전으로 제쳐놓고 사치와 허영, 방종과 부패에 빠져 제정신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만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나라의 전쟁에 뛰어들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참전국들이나 우방국에서는 아직도 생생하게 그날의 참혹함을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자기들의 고귀한 피를 흘려 싸웠던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하기만 한 것이다. 지난 해 미국을 방문해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았던 박근혜대통령과 수행했던 미군참전 용사였던 웨버 대령의 눈빛에 어린 연민과 안타까움을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느낌마저 없었다면 이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세워진 이 나라는 오늘날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이 정쟁으로 날이 새고 날이 저문다. 작년에는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금년에는 메르스 전염병으로 몸살을 앓으며 국민경제와 국가안보는 위태로운데 국민들의 정신 상태는 천하태평이다. 아직도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는데 전쟁의 비극을 망각한지는 이미 오래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정말 안 된다. 6·25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아 작년 이맘 때 87세의 팔과 다리가 잘린 노구를 이끌고 1박 2일 30시간에 걸쳐 3만 6536명의 한국전쟁 참전 희생자의 이름을 절규하듯 부르던 웨버 대령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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