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등 130개 공기업.공공기관이 신입 사원을 공채할 때 학점. 어학능력.자격증 등 ‘스펙’대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직무 능력을 위주로 평가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입사 지원서에 학점, 외국어 점수 등을 적는 칸은 사라진다.
웬만한 회사 입사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넘다 보니 취업 준비생들은 불안한 마음에 스펙을 하나라도 더 쌓으려고 애를 쓴다.
대학생의 57%가 어학 실력을 높이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닌다.
은행권 신입 직원 10명중 9명은 한 개 이상 자격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대졸자를 뽑아 일을 시켜 보면 현장 업무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어 따로 교육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공기업이 채용 방식을 바꾸면 그동안 취업 준비생들이 과잉 스펙을 쌓느라 낭비했던 사회적 비용을 어느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채용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고 청년 실업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지난달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1.1%로 1999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졸업 시즌을 맞아 학교에서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에게 우리 경제가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기업들이 직무 능력 평가 채용을 확대한다고 해서 청년들의 스펙 쌓기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매년 대졸자 40만명이 쏟아져도 우리 경제는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어하는 일자리를 연간 4만 개 정도 밖에 내주지 못한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면 괜찮은 일자리를 더 늘려 공급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투자와 고용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