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 노나라 애공(이름은 장)이라는 임금이 공자에게 백성이 복종하는 방법을 물었다.
이에 공자는“곧은 사람을 드러내고 모든 굽은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이 복종하고 굽은 사람을 드러내고 곧은 사람을 버려두면 복종하지 아니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공자의 이 말을 당대의 학자들이야 어떤 해석을 하든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의(義)와 도(道)를 근간으로 하는 원칙과 기본을 지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원칙과 기본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나 다를 바 없다. 이런 사회는 아무리 발전되고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 해도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모래성과 마찬가지다.
26일, 장흥군민회관에서 13대 장흥문화원장 취임식이 있었다.
그 지역의 향토문화를 발굴하고 보존, 정리하며 향토사를 펴내는 활동 등을 통하여 향토문화 의식을 고취시키는, 지역민들에게는 정신적 버팀목이 되고 있는 문화원장이 취임하는 행사인 것이다. 취임식에 앞서 개최된 장흥문화원의 정기총회는 이임하는 문화원장이 회의를 진행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과연 이 모습이 장흥문화원의 현재의 모습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무관급 이상 공직 출신들이 장흥문화원에 얼마나 협조하고 공헌했는지 알 수 없지만 부원장에, 지역이사직으로 호명되자 회원들이 웅성거렸고 이를 무마시키려는 듯 이임회장은 축하객들이 많이 참석하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일사천리로 의사봉을 두드렸다.
어느 한 회원은 장흥군청 서기관 출신이 장흥지역 이사로 호명되자 다른 사람을 통해 명단을 제출하고 결국 장흥지역만 2명의 지역이사가 선출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이임회장의 안하무인(眼下無人)적인 회의진행에 일부 회원들은 문화원도 섭정하느냐며 비아냥거렸다.
필자가 보기에도 도대체 그렇게 믿었던 문화원마저 이 정도로 무개념으로 운영되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문화원의 정관이라던가 회칙같은 것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이임하는 회장이 신임 임원진을 선출하는 것이나 공직자 출신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 특정 정당의 간부들이 느닷없이 문화원의 임원으로 진출하는 것 등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이임회장과 고급공직자 출신들, 특정 정당의 지역구까지 원칙이고 기본이고 아예 관심조차도 없는 모양새였다.
지금 장흥군의 사회적 분위기가 이렇다. 무엇이 원칙이고 기본인지 알수가 없다.
그냥 자기들 편리할대로, 아무리 잘못된 일이라도 자기들에게 유리하면 잘된 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무원칙이 원칙으로 통하는 사회, 그럼에도 남의 일로 치부하고 그러려니 생각하는 무관심의 사회가 지금의 장흥군의 현주소이다.
더구나 이 지역민들의 삶의 흔적과 혼을 고스란히 간직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문화원마저 이 모양이니 오죽하겠는가!
수상수하(手上手下)가 따로 없다. 수상(手上)은 욕먹을 처신을 하고 수하(手下)는 존경심을 잃어버렸다.
그러니 의(義)가 있을 리 없고 도(道)가 나올 리 없다.
그래서 필자는 행사에 참석하고 나오면서 이런 말을 했다.
“부르타스여, 너마저도!…”
황정렬 작가·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