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성적으로 판단할 때 자신에게 이로운 일이거나 옳은 일이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의 내면에서는 지성을 이용해 심사숙고한 가장 이로운 결론에 부합한 행동을 부추기는 의식작용과 당장 맞닥뜨려야하는 현재의 상황에 반사적으로 판단하는 가장 적절한 반응의 결과를 따르도록 종용하는 의식작용이 서로 충돌하는 현상을 벌이게 된다. 그렇지만 두 가지 의식작용 모두는 동시에 자신을 조절하여 자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은 맞다. 하지만 서로 올바르다고 판단하는 방향은 완전히 다를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는 지성을 바탕으로 하는 올바른 의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즉각적인 느낌이 좋은 의도 대신 행동을 지배해버리고 만다. 이처럼 두 가지 내면의 의식작용은 서로가 각자의 할 일을 할 뿐 우리의 이익을 위해 서로 협동하여 조화롭게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은 없다. 그러니 인간의 정신구조는 좋은 의도를 생성하는 데는 대단한 기능을 발휘하지만 올바른 의도를 실천하는 데는 방치하는 결정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가장 뛰어난 지성이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는 줄 알고 살고 있으나 실제로는 정신이 작동하는 법을 무시한 삶을 살고 있다. 그 결과 그렇게 작동하면 좋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에만 젖어 있는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내면에는 차분하면서도 목적적인 지성을 갈구하려는 이성적인 지능형 의식과 성급하면서도 경솔한 감성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편의형 의식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내면에서는 전혀 성격이 다른 의식작용이 각자의 삶에 길잡이 노릇을 하려고 주도권 다툼을 쉴 틈 없이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내면에서는 번함 없이 지능형 의식과 편의형 의식이 충돌하고 있으며, 서로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지능형 의식이 올바른 방향을 잡으면 곧바로 편의형 의식이 그 길을 무시해버리고, 다시 지능형 의식이 좋은 삶의 방향을 잡으면 또다시 편의형 의식이 도외시해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지능형 의식이 좋은 의도의 진실을 창출해내면 곧바로 편의형 의식에 의해 그 진실은 꺾여버리지만 대부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 길을 반복하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의미 있는 삶을 지속하기 힘들고, 인생의 가치를 창조하기는 어려워지고, 실패와 좌절이 난무하는 피곤한 생활에 찌든 인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행 시스템에 안전의 문제가 있는 정신에게 좋은 의도의 실천을 맡기는 것은 자기 삶의 의미와 가치가 묻어나는 자기인생의 결실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그럼 정신구조 자체가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아쉽지만 좋은 의도를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정신이 뜻하는 바를 그대로 이루어주지 못한다는 정신구조의 한계에 대한 결함을 깨닫고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정신구조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일을 제대로 성취해 내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진보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를테면 나이트 형제가 새처럼 하늘을 날아보려고 지붕위에서 팔을 휘저으며 수차례 뛰어 내렸다. 그러면서 팔을 더 많이 더 오래 휘젓는다고 인간이 날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진실을 받아들였다. 그런 다음에 인간의 한계에 실망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어떻게 팔을 휘저어야 되지?”라는 잘못된 질문을 멈추고, “신체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여 날 수 있을까?”라는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비행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킬 방안들을 찾아내려는 올바른 질문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듯이 말이다. 만약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지붕위에서, 언덕위에서, 나무위에서 팔을 휘저으며 뛰어내리고 있을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제 우리는 좋은 의도를 실행으로 옮기는 길목에서 ‘좀 더 노력하면’, ‘좀 더 자제력을 보이면’, ‘좀 더 의지력을 발휘하면’, ‘좀 더 심지가 굳으면’, ‘좀 더 지속하면’이라는 어리석은 사고 단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시 말하면 좋은 의도로 생성된 생각들을 반드시 올바로 실행하도록 하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은 의도를 실행해낼 수 있을까?”라는 한계를 긍정하고 수용하지 않는 잘못된 질문 대신에 “인간의 정신구조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를 극복하여 좋은 의도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라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올바른 질문을 통해 한계를 장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강구하여 정신적 결함을 보완하려는 지혜를 발휘할 줄 알아야 창조적인 삶을 이루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