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달부터 경제지표가 온통 빨간불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줄어 22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광공업 생산은 3.7%나 감소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감소폭이 가장 크다. 소매판매도 3.1%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는 7.1% 줄어들었다.
수출입에서도 빨간불이 켜졌다. 1월 경상수지는 69억달러 흑자로 35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과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0%, 16.9%나 줄었다.
수출입 감소폭이 이렇게 큰 것은 5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을 늘려 흑자를 낸 것이 아니라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생긴 흑자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다.
우리 경제가 축소일로를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나온다.
우리 경제는 지금 ‘저금리·저유가·저원화 가치’의 신3저(新3低) 국면을 맞고 있다. 경기 회복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 경제가 나아진다면 80년대 중반 ‘3저 호황’을 재연(再演)해 볼 수도 있는 환경이다.
그러나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규제에 발목이 묶인 기업들은 투자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대신 가계 빚만 불어나고 있다.
저유가도 약(藥)이 되지 못한 채 주력 수출 상품인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하락해 수출액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심지어 기름 값이 떨어졌는데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수출 활로(活路)를 당장 넓히기 어렵다면 민간 소비를 되살려 내수(內需)를 키워야 한다. 그런데 소비 주력인 가계는 1089조원에 달하는 가계 빚의 원리금 상환 부담에 짓눌려 있다.
어떻게 해서든 활로를 찾아야 한다.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부터 경제를 살릴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올해 노동 금융 공공 교육 등 4대 분야 구조개혁에 돌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말만 요란하다. 구조개혁을 실행할 정책 동력을 키워 총력전에 들어가야 한다.
구조개혁과 함께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전방위적인 거시경제 조정도 이루어져야 한다.
기준금리 인하는 첫손가락에 꼽아야 할 대응 조치다.
세계 주요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잇따라 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8일에도 금리 인하를 단행, 석 달 새 벌써 두 차례나 금리를 낮췄다.
금리 인하에 따라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글로벌 통화전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행은 경기와 가계부채 사이에 고민만 한다.
수년간 되풀이한, 행동하지 않는 ‘장고(長考) 습성’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이 그럴 계제인가.
재정·통화 정책의 기조를 전면 재고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