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정문에 가서명했다.
한·중 양국이 2004년 무역장벽을 없애기 위한 민간 공동연구에 합의한 지 11년 만이다. 한·중은 올 상반기에 정식 서명을 하고 국회 비준을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협정을 발효하기로 했다.
한·중 FTA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과도 자유무역 통로를 틈으로써 세계 3대 경제권과 무역장벽을 완전히 허물게 됐다.
거대한 중국시장을 선점할 기회도 갖게 된다. 발효 즉시 무관세로 바뀌는 품목의 교역액은 수출 상품 730억달러, 수입 상품 418억달러에 달한다.
한·미 교역액보다 크다.
한·중 자유무역의 통로가 열림으로써 동북아에 새로운 경제질서가 구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한ㆍ중FTA는 관세 철폐대상은 포괄적이나 그 기간을 중장기로 해 둔 품목이 많다는 점이 주목된다.
예컨대 중국은 전체 교역 품목의 90.7%에 이르는 7428개, 한국은 92.2%인 1만1272개에 대해 20년내 관세를 철폐키로했다.
미국이나 EU와의 FTA에선 단기인 3년 안에 90% 이상 관세를 철폐한 것과 크게 다르다. 농수축산 시장을 지키려는 우리 측과 자동차, 전자 등 전략산업 보호를 내세운 중국측의 입장이 서로 반영되다보니 느슨한 협정이 돼버린 것이다. 중국시장을 파고들 고도의 전략적 접근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개성공단 제품을 포함해 310개 품목에 원산지 지위를 부여받은 것은 의미가 크다.
원래 원산지가 한국산이 되려면 비원산지 재료 가치가 수출가격의 40% 이하여야 한다. 하지만 한·중 FTA는 비원산지 재료 가치에 개성공단 임금을 제외하는 유리한 조건을 부여해준 것이다.
여기에 두 나라간 역외가공무역위원회를 구성해 역외가공 지역을 추가할 여지까지 뒀다. 개성공단 생산 품목을 트로이 목마로 활용해 중국 시장 확대진출을 꾀할 대안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북한 경제 특구인 나진ㆍ선봉지역 등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추가해 제2의 개성공단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FTA는 양날의 칼이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결과는 예단하기 힘들다.
분명한 점은 있다.
한·중 FTA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면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에 올인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중국에 밀리는 산업은 농업뿐만이 아니다. 제조업에서도 중국의 기술 추격은 빨라지고 있다. 일부 산업의 시장 경쟁력은 이미 추월당했다. 단적인 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어진다. 삼성의 스마트폰 독주는 중국 기업에 의해 허물어지고 있다.
화웨이·레노버·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서면서 삼성·LG전자의 점유율은 크게 위축됐다.
삼성전자의 매출·수익 하락도 이와 관련이 있다.
우리 수출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정교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피해업계의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뒷받침해야 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