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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맛있다, 살아 있는 언어
작성 : 2015년 02월 10일(화) 17:04 가+가-
드라마의 제목을 보면 기가 막히다.
통속적이고 별반 재미없는 단어를 저렇게 조합을 멋있게 할 수 있는가.
시인들의 대화나 발상을 보아도 너무나 신기하다. 언어가 부양을 하고 장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느 날 정연희 소설가와 이야기하다가 그만 넋을 놓고 만적이 있다. 마치 블랙홀로 빠져 든 것처럼 이야기 속으로 홀라당 한다. 황금찬 시인의 대화도 그렇다.
세미나에 참석하면 저녁을 마치고 모두들 황금찬시인의 방으로 삼삼오오 모여든다. 얼마나 이야길 맛깔스럽게 하는지 춤 삼키기도 힘든 경험을 한다.
어느 여류시인은 아침 식탁에서 황금찬 시인의 옷자락을 살며시 잡아보았다고 한다. 행여 재림한 예수님이 아니가 싶었다고 한다.
너무나 잘 아는 드라마 작가 김수현은 언어의 마술사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어제 죽은 시어머니가 김수현의 드라마 시간에 깨어났다는 우스개 말도 있다.
신문의 편집자도 예외는 아니다. 제목을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서 기사가 한껏 덧보이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1월9일자 부음난의 제목을 보고 혀를 내두른 경험을 한다.
‘안재욱, 신동엽, 황정민, 류승민…, 기라성 같은 스승’ 서울종합예술학교 김효경 교수 별세의 부음기사 제목이다.
마치 인터뷰 제목 같다.
대개가 부음자의 경력에 맞추어 제목을 뽑기 일 수다.
그러나 제자의 명성을 빌어서 부음의 제목을 뽑는 것을 보고 빛나는 편집자의 창작성편집에 박수를 보냈다.
언어란 사용자의 용도에 따라서 ‘빛나거나 욕되거나’가 한다.
같은 말이라도 팽팽한 긴장감을 주기도 하고 수면제같이 잠들게 하는 경우도 본다. 예능 프로를 보면 자막이 또 한사람의 주인공이 된다.
예능프로에 자막이 없다면 그야말로 김빠진 맥주가 될 것이다.
예능의 자막은 새로운 진행자로 자리 잡았다. PD가 자막을 어떻게 뽑는가에 예능프로의 승패가 갈린다.
신문의 4칸 만화는 그 날 기사의 전체의 대강이다. 대표적 고바우영감이나 김재동 만화가는 4칸의 만화로 수만 독자를 거느린 인기작가다.
요즘은 긴 말을 줄여서 어떻게 재치 있게 사용하는가에 센스쟁이가 되기도한다.
‘데칸쇼’(데카르트, 컨트, 쇼펜하워)같은 표현도 마찬가지다.
서태지나 박진영만이 가수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7080에 유행한 가사를 듣고 눈물 흘린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비탄 속에 지내던 대학생이 우연하게 마주친 남진의 “어머님 오늘 하루를 어떻게 지내셨나요… 몸만은 떠나 있어도 어머님을 잊으오리까. 오래 오래 사세요. 편히 한번 모시오리다.” (어머니)노래를 듣는 순간 고아한 클래식과 랩으로 버무러진 노래 속에서 또 다른 정서와 감정 묘미를 느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이렇든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감정과 언어가 주는 마력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고대 중국 트로트모음집이 ‘시경’이다.
공자가 편집을 하였다. 공자는 인간 정신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감정을 잘 표현 한 것이 유행가라는 것을 파악하였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사람구실을 못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예술을 하거나 문학을 하는 사람은 새로운 언어 구성에 밤잠을 설치며 사람의 마음을 잡는 언어구사에 골몰한다.
한 장의 원고 진도를 나가기 위해 수 만장의 파지를 내는 경우도 있다. 요즘이야 워드의 시대가 되었으니 원고지 파지를 낸다는 말도 없어졌다.
태양이 멈추면 지구는 식는다. 달이 멈추면 새벽이 오니 않는다.
별이 멈춘다면 시인은 더 이상 탄생하지 않는다. 이 땅에 언어가 멈춘다면 지구가 멈추는 결과다. 언어를 먹고 사는 사람은 언어를 사용하는 작가만이 아니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아름다운 언어를 바르고 먹고 산다. 신문은 언어의 운동장이다. 그림이나 만화는 아름다움과 시대를 이야기한다.
봄은 시냇물과 버들강아지로부터 오기 전 언어로부터 시작한다.
지금 당신은 언어를 먹고 있다.


최 창 일

예능시인·한국청소년정책개발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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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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