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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회고록
작성 : 2015년 02월 09일(월) 16:51 가+가-
짐승 수컷들이 오줌으로 영역 표시를 하듯 이름을 남기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어찌보면 본능일지 모른다. 보통사람이 이러할진대 황차 최고 권력자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므로 대통령을 지낸 분들은 회고록을 많이 냈다.
우리 한국은 10명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6명이 회고록을 냈다. 그런데 거의 자기 변명이나 미화로 일관돼 있다. 따라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경우가 많다.
대통령의 회고록은 사사로운 개인 기록이 아니다.
역사에 대한 국가의 보고서인 것이다.
그러므로 회고록엔 냉혹한 진실과 심장 떨리는 참회가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MB)대통령 회고록은 자기 반성보다 치적 알리기에 치우쳤다.
MB회고록은 공적은 큰 길에 있고, 잘못은 골목에 있다고 본다.
MB의 가장 큰 공적은 2008년 금융위기 극복이다. 회고록 장면을 보면 지금도 내 가슴이 뛴다. 위기를 부추기는 국내외 언론, 빠져나가는 외국 자본, 눈앞에 닥친 1997년의 악몽….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고 MB는 적었다. “이런 시기에 CEO출신인 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데는 역사적 소명이 있을 것이었다.”
MB정권은 총력을 다했다.
28조원의 추경예산을 풀고 미·중·일과 통화 스와프를 맺었다. 이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급할 때 달러를 조달하는 것이다.
청와대 지하 벙커에선 비상경제 회의가 열렸다. 경제단체장과 대기업 경영진도 참여했다. 위기를 맞아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가가 단결한 것이다.
한국은 세계로도 뛰었다. 주요 20개(G20)에 들어갔고 의장국도 맡았다.
극적인 소명을 만들려는 신의 장난인가. 2009년 하반기 대통령은 심각한 폐병에 걸렸다.
MB는 아내에게만 알렸다.
약도 먹었지만 기본적으로 MB의 처방은 ‘일’이었다. 회고록은 이렇게 적었다.
“35세 현대건설 사장때 나는 간염에 걸렸다. 하지만 쉬지 않고 일했다. 10년만에 바이러스가 사라졌다. 일이 나를 살렸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믿었다.”
신념대로 폐병은 6개월 만에 물러갔다. 병과 함께 위기도 사라졌다. 원래 2009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은 -2%였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0.2% 성장인 것이다. OECD국가 중 플러스 성장은 호주·폴란드·한국뿐이다.
대외 의존도를 고려하면 한국의 플러스는 기적이었다.
2010년 6.1%까지 치솟았다. 세계에서 두번째다. 유럽 재정위기도 왔지만 한국은 끄덕하지 않았다. 2012년 3대 신용평가 회사는 한국의 등급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렸다.
이 밖에도 MB의 성공 스토리는 많다.
한·미 동맹을 재건하고 북한을 원칙으로 다뤘다. FTA영토를 확대하고 대규모 원전을 수출했다. 아덴만 작전으로 국가의 사기를 높였다. MB는 열심히 일했고 성과도 많았다. 그렇다면 독자는 즐거운 마음으로 회고록을 덮어야 한다.
그런데 덮을 수가 없다. 중요한 게 빠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백의 용기다. 회고록에 홍보는 많지만 참회는 없다. MB에겐 중요한 실책 2개가 있다.
이상득 그리고 연평도다. 이것에 관한 진실이 회고록에는 없다.
우리 국민의 소리를 들었다면 MB는 이상득 사태를 막았을 것이다. MB가 집권하자 많은 국민이 형님의 출마를 반대했다. 역대 정권에서 벌어졌던 친.인척 재앙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MB는 혈연에 매달렸다. 결국 형님에게 사람과 돈이 몰렸다. 마침내 터질 게 터졌다. 이상득은 돈이 장롱에서 나와 문제가 됐다. 형님의 친구와 보좌관, 대통령 친구, 대통령 부인의 사촌오빠도 교도소에 갔다.
회고록의 연평도 기록은 무책임한 것이다. MB는 우리군의 탓으로 돌렸다. 잘못된 교전수칙에 사로 잡혔다는 것이다.
아니 군의 최고 명령권자가 누구인가.
대통령 아닌가.
연평도 8개월전에 이미 천안함이 터졌다. MB는 그때 북한 소행이란 걸 알았다.
그렇다면 그는 앞으로 천안함까지 합쳐 북한을 응징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어야 했다.
F-15K 같은 무기체계도 공부하고 지휘관들과 응징작전을 협의해 뒀어야 한다.
그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가 막상 일이 터지자 책임을 아래에 돌렸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에 제일 먼저 겁에 질려서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건 MB대통령 자신이다. MB대통령은 용기가 없었다고 본다. 용기가 있었다면 한국은 갈등을 넘어 전진하고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은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점을 밝힐 때만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금 되새겨 볼 일이다. 회고록에 자기 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준 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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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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