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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유형의 용서
작성 : 2015년 01월 28일(수) 17:02 가+가-


화해 없는 용서: 화해 없는 용서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사과를 받지 않고 가해자를 용서해 버리는 경우들로서 가해자가 사망해버렸을 때, 처참한 삶의 나락에 떨어져버려 연민의 정을 느낄 때, 뻔뻔스럽게도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려들지 않을 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잘못을 저지르도록 원인을 제공했다고 여겨질 때, 자식이 성장해서 부모를 이해했을 때, 피해자가 원한, 회한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사과 자체가 심적 부담을 받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피해자가 회피하고 싶은 사람일 때, 사과로 관계회복이 이루어지게 되면 또 다른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미리 막아버리고 싶을 때, 가해자가 잘못에 대한 어떠한 제제도 받지 않을 위치에 있다고 여겨질 때 등등 화해의 과정은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용서이다.
따라서 화해 없는 용서란 가해자가 사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또 다른 상처나 피해를 받고 싶지 않을 때 이루어지는 사과 없는 용서라 할 수 있다.
회개를 기대한 용서: 회개를 기대한 용서란 언젠가는 가해자가 참회할 것이라는 기대나 신념을 가지고 피해자가 먼저 가해자를 용서해 버리는 경우로서 “죄악을 범한 인간을 자비와 사랑으로 용서하여 참회를 이끌어내서 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종교적 신념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회개를 기대한 용서는 대개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보기 드문 존경스런 행위로 추앙받는다.
이처럼 사과 없는 용서를 받은 자는 벌이나 복수 같은 보복이 일어나지 않은 것에 감사해하고 참회를 함으로써 언젠가는 바람직한 변화로의 회해가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에 부응해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반항하는 사춘기를 보낸 자식이 성장하여 제 자식들을 키우면서 고통을 겪게 되면 그제야 자신을 키워내면서 느꼈던 분노와 고통을 사랑으로 이겨낸 부모를 이해하면서 진정한 사과와 화해가 이루어지는 경우처럼 말이다.
회개를 기대한 용서는 잘못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긍정적 감정으로의 변화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지만 사과 없는 용서로서 가해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 감정으로 바뀌어버린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피해자가 사과 없는 용서를 하는 것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것이며 다음에 사과할 기회를 갖기를 바라는 일시적 용서를 한 것이다.
따라서 회개를 기대한 용서는 악과 불의에 대항하는 내적 갈등을 유도하여 선과 정의가 함께하는 정직한 영혼의 소유자로 변신하는 참회의 길을 찾아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회개를 기대한 용서는 가해자 자신도 뒤이어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사죄하며 용서를 받고 그에 보답하는 아름답고 선한 인생을 살도록 배려하려는 현상으로 성직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참회해야 이루어지는 용서: 참회해야만 이루어지는 용서는 잘못을 뉘우치고 용기 있게 회개하여 정직한 변신을 이루어낸 모습을 용서를 위한 절대적 전제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참회를 전제로 이루어지는 용서는 가해자에게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깨닫게 하여 잘못에 대한 뉘우침을 용서의 전제조건으로 여긴 것이다.
다시 말하면 참회에 대한 요구 없이 사과만으로 용서를 하는 것은 잘못에 대한 용서일 뿐 잘못한 사람에 대한 용서일 수 없다는 것이다.
잘못은 사람이 저지른 것이니 사람이 회개하고 개선되어야 다시는 그와 같은 잘못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그러니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잘못에 따른 확고한 보상을 보장하려는 믿음을 저버린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
이런 자들을 용서하게 되면 자칫 그들의 그릇된 행동을 정당화시켜주는 꼴이 될 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개조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랑하고 용서하면 복수심에서 해방될 수는 있을 것이지만 단순히 그렇게 해버리면 대개는 인간의 본성을 찾아가는 깨우침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반면에 참회는 피해자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고, 간직하고 있는 피해의식을 회복시켜주고, 인위적으로 치유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해자에 대한 분노, 복수, 원한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스스로 놓아버리게 되어 가해자를 위한용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의식적으로 용서를 하려는 의지를 보여야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참회를 확신하지 못한 간단한 사과만으로 용서해버리고 나서 평생을 증오와 복수심으로 자신의 맑은 영혼을 소모시키는 악 순환을 거듭하게 될 수도 있다. 신만이 용서할 수 있는 과오라 할지라도 피해자는 가해자의 참회를 원한다.
그리고 따뜻한 가슴으로 용서하기를 갈망한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최 수 호

현대행동심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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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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