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네 살배기 어린이를 폭행하는 폐쇄회로(CC)TV 장면을 본 국민은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보육교사는 급식으로 나오는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이 어린이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강하게 때렸다. 아이는 교실 바닥에 나뒹굴었다. 명백한 아동학대가 아닐 수 없다.
아이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보육교사가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학교에서도 체벌이 금지된 지 꽤 오래다.
영상에서 피해 어린이는 보육교사에게 얻어 맞고도 울기는커녕 얼른 정자세를 취하고 자기가 뱉은 음식을 닦아 냈다.
다른 원생 10여 명은 공포에 질린 채 교실 한쪽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런 폭행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직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대책은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 추진’이다.
어린이집 내에 CCTV 설치 의무화,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이다.
하루 속히 효과적인 대책이 시행되기를 바란다. 대책 중 간과해서는 안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아동을 폭행한 교사는 여론재판을 해서라도 반드시 잘못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병병 석석의 격언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CCTV 의무화 설치는 재고해야 한다. 물론 불안해하는 부모들의 심정은 헤아릴 수 있다. 하지만 CCTV 설치가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교사의 인권 문제도 중요한 이유지만 교사와 아동 사이의 애착 관계 형성이 어렵고, 또 교사가 받게 될 정신적 부담과 사기 저하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아동 학대가 발생한 보육시설은 한 번만 걸려도 시설 폐쇄 조치라는 특별한 대책이 있는데, 이러한 극약 처방이 과연 아동 학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오히려 국·공립 어린이집 수를 늘리는게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어린이집 아동 학대가 주는 충격은 증폭한 사회적 불신과 충격을 이용해 일부 일탈적 개인 처벌과 CCTV로 상징되는 감시사회로 가는 길만 보일 뿐이다.
아동 학대는 일부 교사와 원장 개인의 일탈 때문에 생겨났다고 본다. 따라서 감시와 처벌, 교육을 강화하는 대책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보육서비스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근본적 개혁 요구는 피곤하고 당장 표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처벌을 강화한 2010년 대책 이후 어린이집, 유치원, 아동복지시설 종사자의 아동 학대 범죄는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 학대와 폭력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져서 신고건수가 많아진 탓도 있다.
여기에 중요한 점은 감시와 처벌 강화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미래를 짊어질 아동 대상 사회서비스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보육은 전형적인 사회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격증 조건 강화, 시설 수준 향상, 평가인증 항목 세분화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서비스 제공자와 수급자 간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이 상호작용을 CCTV로 감시한다면 보육교사는 뒤통수의 카메라를 의식하면서 아이에게 반복적·형식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아이와 나와의 교감, 내 눈빛과 손짓·표정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 아빠·엄마만의 아이가 아니라 사회의 아이를 돌본다는 자부심 등은 사라져 갈 것이다.
국가가 질 높은 보육교사와 어린이집을 육성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 및 관리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어린아이의 보육문제를 시장논리에서 접근하지 않는 그러니가 수익을 따지지 않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수도 늘려야 한다. 어린이집 운영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략하고 열악한 근무조건에 시달리는 보육교사의 현실이 우리 아이들의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여기에 CCTV를 의식하는 보육교사의 무표정한 서비스가 더해지면 수십년 후 우리 사회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게 될까?
이러다가 맑은 웃음의 미래세대가 사라져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해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150곳 가량 짓는다지만 터무니없는 수급 불균형이다.
정부는 아직 전체 보육시설의 95%가 민간 어린이집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 준 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