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란 말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처음 사용한 말이다.
그전까지는 ‘어린이’를 ‘어린아이’ 또는 ‘아이’라고 사용해왔는데 어린이 문화운동가인 방정환 선생이 민족 쟁취정신을 일깨우고 어린이 자신들이 존중받는 느낌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 사용한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독립과 나라 사랑의 마음을 심어 주고 어린이들의 행복을 위해 만든 말로 젊은이, 늙은이, 와 같이 완전한 인격체로 인정한 높임말이기도 하다. 어린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지 2년 후인 1923년 색동회를 중심으로 8명의 어린이와 함께 어린이날을 공포하고 기념행사를 가짐으로 최초의 어린이날이 마침내 탄생하게 되었다.
국가의 미래요 우리의 희망인 어린이가 그들을 보호하고 살펴주는 목적으로 설립되어 국가의 보조를 받고 운영되는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들에 의해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심한 학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 알려져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작년 4월 16일 진도 앞 바다에 침몰한 세월호의 충격 못지 않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8일 인천 송도신도시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네 살난 여자 아이를 오른손으로 힘껏 얼굴을 가격해 건너편으로 나가떨어지는 모습이 담긴 CCTV영상이 공개되면서 온 나라에 파문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보육교사가 급식판을 어린이로부터 수거하는 과정에서 김치를 남긴 어린이에게 억지로 김치를 먹이다가 토해내자 폭행을 한 것이다.
이 폭행교사는 보육교사 1급 자격증을 소지했으며 어린이집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평가인증에서 95.6점의 높은 점수를 받은 모범어린이 집이다.
이러한 어린이 학대 사건은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도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었다. 19일 인천 부평구에 있는 모 어린이집에서도 보육교사가 원생 9~10명의 머리와 얼굴 등을 주먹 등으로 때리고 밀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19일에는 강원도 원주에서도 보육교사가 상습적으로 어린이들의 머리와 얼굴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인천 어린이집 사건 이후 불과 사흘 동안에만 155건의 유사 피해사례가 접수된 것이다.
급기야 지난 19일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분노한 엄마들이 가슴에 녹색리본을 단 채 거리로 뛰쳐나왔고 정치권에서도 김무성 새 누리당 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최고의 충격”이라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렇게 어린이에 대한 학대가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무상복지 포플리즘의 일환으로 시작된 ‘0-5세 무상보육 전면실시’이후 전업주부들이 각 가정에서 키우던 아이들이 어린이집으로 끌어내면서부터였다.
정부가 주는 돈을 타내기 위해 어린이집 사업에 마구잡이로 뛰어든 민간업자들까지 합하면 현재 어린이집은 4만 3770곳(2013년)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보육교사가 그동안 양산된 것도 요인중의 하나이다.
정규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학점 은행제나 보육교사 양성원을 통해 자격증을 딸 수 있는데다 보육교사 신청자의 95%이상이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응시자의 대부분이 합격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 8월까지 3년 사이에 45만 명이 보육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만큼 남발되었다.
그럼에도 정부의 보육료 지원은 무상보육이란 포풀리즘이 만든 막대한 수요를 충족하기에도 벅찬 나머지 시설, 교육, 처우 등 인프라 확충은 도외시했다.
보육교사의 경우 10시간씩 일하며 평균 144만원의 저임금을 받고 있는데 이런 형편에서 질적 우수교사를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현실적으로는 더 열악해 70~100만원 사이의 보수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4년 정부는 무상보육을 위해 무려 10조원의 천문학적 돈을 투입했지만 보육 여건의 개선이 빠져있는 양적확대의 부작용만을 낳았다.
모든 어린이 학대의 심각성은 학대 자체보다도 정신적 후유증을 낳고 있다. 학대를 다한 아동이 그대로 자라면 더 무서운 사태를 낳는다.
2011년 10대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한 뒤 8개월간 방안에 방치한 사건이 있었다. 이 아들은 평소에는 모범생이었지만 어머니가 “서울대 법대”를 강요하며 아들의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잠을 재우지 않거나, 심지어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밥을 주지 않는 등으로 학대를 받으며 키웠다.
아동학대는 퇴행현상과 분리불안과 감정조정 장애나 대인관계 어려움, 자존감 손상에 의한 소극적 행동 등 심리적 후유증을 남기고 집중력 결핍과 공격적 행동, 우울증, 다중인격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비행, 범죄 등 정신 병리로 이어질 수 있다.
어린이 학대를 이대로 방치하면 건강한 사회와 국가의 미래에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는 어린이가 국가의 미래라는 점에서 지금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김 철 수
아동문학가
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