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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건 붙이지 말고 대화
작성 : 2015년 01월 19일(월) 17:15 가+가-
을미년 새해 벽두부터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우리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고무적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북한에 진정성 있는 대화로 선순환적 남북관계 개선에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전격 제기한 데 대한 포괄적 언급이라고 본다.
금년은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이자 광복·분단 70년이어서 정상회담을 추진할 ‘골든타임’이라 여겨진다.
우리는 정상회담이 개최돼 통일로 가는 길로 승화될 수 있도록 ‘한국식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핵과학자 헤커 박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1년 전보다 2개 늘어난 12개를 갖고 있다고 추정했다.
6개는 플루토늄, 6개는 우라늄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우라늄 매장량이 비공식 세계 1위다. 우라늄 농축 기술이 발전하면 핵무기가 20, 50, 100개로 쑥쑥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2014년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정부의 판단이 처음으로 담겼다.
북의 스커드·노동 등 탄도미사일 1000여 기는 이 순간에도 남측을 겨누고 있다. 국방백서는 머지 않아 북 미사일에 핵탄두가 달릴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주말에도 “체제 대결이 우리 민족에게 가져다줄 것은 핵전쟁의 재난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정부 당국자나 국민은 그러려니 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북한이‘핵은 외부 위협에 대한 자위용 억제 수단’이라고 한 것은 일리가 있다”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05년 “북한의 메시지는 핵을 포기하고 양도할 용의가 있으니 삶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과 정 장관이 지금 상황에서는 이런 똑같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본의는 아니겠지만 국민은 속았다. 안보를 논할 때는 상대의 의지와 능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의지는 알기 어렵고 변한다.
아무 근거 없이 상대방의 선의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반면 북의 핵 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마땅히 대비했어야 하는데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손을 놓고 있었다.
만시지탄이 없지 않으나 북핵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하지만 한·미 공조 체제 약화를 노리는 북한의 집요한 이간책 차단을 위해 대화 촉진 전략과 대미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한·미 훈련 중단과 외세(미국)결탁 배경은 북한이 내건 정상회담 조건의 하나다. 정상회담에 대한 우리의 과도한 기대를 역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 훈련과 핵실험의 상호 임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소니사 테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행정명령을 전격 발동한 데 이어 추가 제재를 강구 중이다. 훈련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암묵적 위협’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한편 우리의 대화 제의에 대해‘지지한다’면서도 “상세한 것은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북핵 협상 및 미·북 관계 등을 고려한 ‘선순환적 비례 원칙’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외견상 한국 측 대화 전략과 미국 측 제재 전략이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정상회담이 21세기 글로벌 동맹에 걸맞게 한·미 공조 체제가 확장되는 방향에서 추진되도록 다층적 보완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확고한 대북 억지력을 중심으로 한 안보 태세 구축과 발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 민주 체제를 파괴하기 위한 북한의 비대칭 전력 중심의 군사 공격 능력이 확장 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무기 실전 배치가 시간문제인 상황에서 기습 공격 능력의 획기적 증대가 위협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데도 과연 우리 정부가 한국형 미사일 방어망(KAMD)과 킬체인 구축 등으로 억지력의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을까. 사드(THAAD)나 MD 체제에 대한 정책 결정을 주변국 반발에 밀려 더 미룰 때가 아니다.
북은 자꾸 엉뚱한 조건을 붙이지 말고 우리와 대화를 할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입장부터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설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는 것으로 꼬여 있는 남북 관계의 매듭을 풀어가야 한다.

이 준 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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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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