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의 취업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자리가 전년보다 53만3000명 늘었다. 12년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숫자만 보면 ‘고용 대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대다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일자리 사정은 딴판이다.
늘어난 일자리는 대부분 재취업을 희망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와 출산·육아를 마친 여성층이 차지해 청년층에 돌아갈 몫이 없었다. 정부의 청년취업난 완화대책이 겉돌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취업자 숫자가 2559만9000명으로 2002년에 59만7000명이 늘어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고용률도 65.3%(OECD 기준)로 1997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겉보기에는 고용사정이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용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은 나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15~29세의 청년층 실업률은 9%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1999년 통계 기준 변경 이후 최대치다. 25~29세 실업률도 8.3%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1.2%포인트나 증가했다. 심각한 수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일자리를 놓고 세대 간 갈등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50대 이상 취업자는 43만9000명이나 늘어난 반면 30대는 2만1000명 줄었다. 취업자가 중장년층 위주로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대 아킬레스건은 청년 실업이다.
통계청의 다른 조사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은 직장생활을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처음 직장을 갖게 된 청년 가운데 1년 이하 계약직이 76만1000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청년 취업자의 19.5%를 차지한다. 비정규직이나마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대학 간판을 들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졸업을 미룬 ‘대학 5년생’이 도처에 수두룩하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점차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란 말은 이미 나온 지 오래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한 사람도 1년 새 129.2%나 폭증했다. 실업통계에 잡히지 않는 ‘만년 백수’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정부는 일자리가 1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는 숫자 놀음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다.
청년 취업난은 구조적 모순이 복합적으로 엉켜 있다. 우선 수요에 맞는 인재를 배출하는 교육 시스템 개혁으로 인력 미스매칭을 줄이는 한편 서비스 부문의 과감한 규제완화, 신성장동력 육성으로 좋은 일자리를 늘려가야 한다.
청년을 신규 채용하는 기업들에 대한 세금 감면이나 보조금 등 각종 혜택도 지금보다 크게 늘려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임금이 정규직의 64%에 불과하고 사회보험 등에서 각종 불이익을 받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시정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규직에 대한 과(過)보호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해야 청년 고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