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한은 금감원 등 금융감독 당국들이 정보공유조차 안 하고 있어 위기대응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종합적인 위기대응을 위해 감독기구를 통합한 기억이 생생한데 기초적인 부문에서조차 담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은과 금감원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주고받지 않는다”며 “따라서 한은의 하향식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금감원의 상향식 결과는 교차검증할 효과적 통로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IMF가 최근 공개한 한국금융부문 평가프로그램(FSAP)의 부속보고서에서 밝힌 내용들이다.
IMF는 이미 지난해 한국 금융평가 프로그램에서 한국 금융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부속보고서는 한국에 대한 평가단의 솔직한 시각이 담겨 있어 특히 주목을 끈다. 특정 국가의 당국간 비협조를 비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Fed(중앙은행)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신흥국들의 위기 대응능력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IMF가 한국의 금융감독 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의 신뢰성에 의문부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금융당국 간 영역 다툼과 정보독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은행과 금감원 간 자료나 데이터의 단절은 해묵은 과제 중의 과제다.
자료를 요청하면 언론에 이미 배포한 보도자료를 건네주는 일도 빈번했다는 것이다.
한은과 금융위 금감원 예보 등 감독당국의 수장들이 모여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그것도 모자라 차관급이 수장을 맡는 태스크포스도 여러번 만들었지만 결과는 요지부동이라는 것이 이번 IMF의 진단이다.
IMF의 지적대로 이런 구조에서라면 위기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물론 한은과 금감원의 해명에도 일리는 있다.
그동안의 조사가 내부 참고용일 뿐이며 결과 공유과정에서 외부에 유출되면 금융기관과 금융시장 전반에 뜻하지 않은 소동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금융 부문 당국 간 정보공유를 더 강화할 여지가 있다”는 IMF의 권고를 흘려들을 수 없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국제환경이 그만큼 엄혹하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급격한 유가 하락세로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미국 금리 인상과 엔화 평가절하, 신흥국 자본이탈에 따른 경제 경착륙 등 심상치 않은 대외변수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그럴수록 금융권의 위기대응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한은과 금감원에 유비무환(有備無患) 자세와 협조체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