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이 잠시 머무는 지구는 각자의 영혼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고통이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곳이다.
그러니 바쁜 인생 걸음걸음을 멈추고 ‘내 것’에 집착하여 고통을 자초하고 있지는 않는지, 남에게 상처를 가하지는 않는지, 헛발을 내딛지는 않았는지 늘 되돌아보고 겉모습에 갇힌 나를 벗어나는 지혜를 보여라.
그리고 삶이 고달플 때, 삶의 출구가 막막할 때,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홀로 시련을 이겨내기 힘들어 세상을 원망하고 싶을 때, 고통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고 싶을 때 자신의 뒷모습을 돌아보라.
그리고 “너는 지금 인생이라는 연기를 하고 있는 중이야!고통의 역할도 언젠가는 끝나리라” 라고 다정하게 자신에게 속삭여주라. 인생의 무대에서 겪는 고통은 영혼의 깨달음을 찾아가는 수단일 뿐임을 잊지 말자.
겉모습인 육신이 겪는 고통은 모두 나의 영혼을 위해 연기하는 소품이므로 고통의 목적을 이해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여유로움을 보여라. 영겁을 사는 영혼의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면 어느 것 하나도 깨달음의 기회를 위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니 이 세상 어떤 것에도 어떻다고 자기식 꼬리표를 붙여서는 안 된다. 오직 텅 빈 마음으로 불필요한 욕망에 사로잡혀 ‘내 것’에 집착하지는 않았는지, 최선을 다한 사랑과 자비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지, 분노, 증오, 좌절, 슬픔 등 온갖 부정적 감정들을 다 버리고 떠날 수 있는지 만을 고민해 보자.
텅 빈 마음으로 모든 집착을 내려놓는 순간 참된 기쁨과 마음의 평온이 밀려올 것이다.
부, 권력, 명예 모두 지나가는 한시적인 기쁨일 뿐 사랑과 자비가 가득한 영혼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내면의 참 기쁨은 아닐 것이다. 텅 빈 마음은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담고 있고,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기 영혼이며 신비로운 우주의 영체다.
자신이 맡은 인생의 배역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우주가 이미 한 차원 더 높은 경지를 체험하도록 의도한 각본이므로 감사하게 받아들여라.
세상살이로 얼룩진 고통과 상처가 버거울 땐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자신은 지금 인생이라는 소꿉놀이 배역을 수행중임을 자각하라.
그러면 자신의 고통과 상처는 저절로 씻겨 나갈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 소꿉놀이를 했던 기억을 더듬어보자. 아이들은 왕, 왕비, 왕자, 공주, 하인, 하녀, 백성, 거지 등의 배역을 맡아 놀이를 하다보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다투거나 토라지기도 한다.
설령 배역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마지못해 놀았다 해도 해가 뉘엿뉘엿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서로 경쟁하던 멋진 배역도 서로 차지하려던 소꿉놀이 장난감들도 몽땅 포기하고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간다.
인생도 아이들의 소꿉놀이처럼 자신의 배역이 맘에 들 수도 안들 수도 있지만 좋은 배역만 탐할 수는 없는 게 우주가 차려준 인생이라는 소꿉놀이다.
인생의 소꿉놀이는 단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생마다 달라지는 여러 배역을 통해 값진 깨달음을 얻도록 매번 다르게 짜인다.
하지만 매번 다른 인생의 스토리와 배역은 각자의 영혼이 여러 생애를 거듭할수록 더욱 빛나는 영혼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인생을 길게 바라볼 줄 알면 무엇인가를 탐하여 현세에 흔들리는 조급함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남의 사정이나 상처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자신의 불만만 앞세워 걸핏하면 남을 심판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사정이나 상처는 자기가 영겁의 삶을 살면서 언젠가는 자신이 겪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스쳐지나가는 거슬리는 일들도 다 남의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내 것일 수도 있음을 알라. 그러므로 남의 것일지라도 늘 거울로 삼아야 한다. 낸 눈에 거슬리는 것은 모두 내안에 있음을 알라.
남의 행동이 짜증스럽다면 내 안에 그런 면이 들어 있기 때문에 공명을 일으켜 거슬리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만약 내 안에 그런 면이 들어 있지 않다면 공명이 일어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심한 짓일지라도 못마땅해 보이는 남의 행동도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
그러니 지금 나를 지배하는 사고와 욕구는 무엇인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간절히 갈망하는 가? 어제와 마찬가로 오늘 또 출근은 잘 했는가? 안락함과 편안함에 물들어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바라보는 눈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지는 않는가? 편안함에 길들여진 습관에 젖어 틀에 박힌 사고에 갇혀있지는 않는가? 나는 지금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익숙한 습관, 고정관념, 편해지려는 욕구와 동행하고 있지는 않는가? 나도 모르게 내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욕망에 얽매여 있지는 않는가? 남을 비난하면서 나를 지켜내려는고 하지는 않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보자.
최 수 호
현대행동심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