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6·스완지시티·사진 왼쪽)과 이청용(27·볼턴)이 합류한 한국 축구는 ‘급’이 달랐다. 오만전에서 ‘쌍용’의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났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오후 2시(한국시간)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아시안컵 한국과 오만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46분 나온 조영철(26·카타르SC)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오만을 압도했다. 볼점유율 67%-33%, 슈팅수에서 15개-5개로 크게 앞섰다. 기록만 놓고 보면 다득점 승리도 가능한 경기였다.
골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과정은 좋았다. 경기를 지켜보던 슈틸리케 감독도 수차례 박수를 보냈을 만큼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아시안컵 직전 치른 사우디와의 평가전(2-0 승)에서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특히 전반전이 문제였다. 답답한 공격 전개로 45분을 의미 없이 흘려보냈다.
평가전을 마친 슈틸리케 감독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전반전 45분은 내가 지휘봉을 잡은 뒤 최악의 45분이었다”며 “전반의 45분이 아시안컵 토너먼트 단계에서 나온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전에는 기성용과 이청용이 출전하지 않았다. 소속팀 일정으로 인해 대표팀 합류가 늦었던 이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로 숨을 골랐다.
휴식 후 아시안컵 첫 경기에 동반 출전한 기성용과 이청용은 곧바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했다. ‘쌍용’이 뛰는 한국 축구는 빠르고 날카로웠다.
기성용과 이청용은 중앙 미드필더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 제 역할을 다했다.
오만은 이날 5백을 가동하며 무실점 경기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벽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기성용이 감각적이 패스로 오만을 흔들었다. 그는 전반 7분 후방에서 한 번에 찔러 넣는 롱패스로 손흥민(23·레버쿠젠)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줬다. 손흥민의 슛이 골대를 강타하며 선제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이 장면은 전반 초반 한국이 기선을 제압하는 계기가 됐다.
기성용은 전반 34분과 36분에도 센터서클 부근에서 비슷한 패스로 창의적인 공격 루트를 만들어냈다.
이청용은 측면에서 빛났다. 간결한 볼터치와 드리블 능력을 앞세운 그는 오만 수비수들은 곤란에 빠뜨리며 상대 진영을 누볐다. 측면 풀백들과의 호흡도 뛰어났다. 중앙에서 기성용이 상대 수비 뒷공간을 무너뜨리고 측면에서 이청용이 종횡무진 활약하자 한국 축구에도 활기가 넘쳤다.
오만과의 1차전에서 가볍게 몸을 푼 한국은 오는 13일 쿠웨이트와 2차전을 갖는다. 실전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린 만큼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단 후반 24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던 이청용은 상대 수비와 몸이 엉키며 쓰러진 뒤 다리 부위에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후반 33분 한교원(25·전북)과 교체 아웃됐다.
이청용의 부상 정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