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로의 ‘다름’ 때문에 수많은 갈등을 유발하면서 서로 가슴 아파하고, 다투고, 비난하고, 토라지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서로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뿐 각자의 내면에 스며있는 ‘다름’의 흔적들이 서로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심도 있게 살펴보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서로의 ‘다름’이 드러내는 ‘견해차이’에서 불화의 근원이 비롯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직 ‘잘못’을 바로 잡겠다는 진짜 잘못된 의식작용에 따른 적대적 대응행위에만 집중하는 것을 당연시하게 된다.
그 결과 뒤엉킨 혼돈이 가져온 다툼으로 이어지면서 서로를 공격하고 방어하는 어리석은 반목현상을 반복하면서 살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우리는 지금까지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여유를 부리지 못하고 자기 자신도 마음 아파하고 상대에게도 가슴 아픈 상처를 주면서 살아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이미 습득한 지식정보와 체험을 통해 자기 내면에 의식화된 자기식에 숙달되어 있다.
그래서 자기 내면에서 그렇다고 인식하는 내식은 항상 정당하고 옳다는 전제하에 외부의 대상을 대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나만 내식을 내미는 게 아니라 상대도 그렇기 때문에 쌍방 모두 자기식을 주장하는 꼴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러니 서로 다름을 노출하여 자기주장을 펴는 꼴로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힘든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서 자기 나름대로의 고유성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윤리적 규범을 바탕으로 하는 획일화된 책임과 평준화된 역할을 주위로부터 끊임없이 강요받고 있다.
따라서 내면의 다양한 욕구와 외부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책임과 역할 사이에서 늘 갈등은 하지만 자유분방한 나 자신을 어느새 잃고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만 충직해져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자아의 욕구를 지켜서 스스로 행복해지는데 소홀했던 자신을 자각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젠가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특징과 행동을 보이는 사람인가?”에 대한 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어 있다.
그리고 ‘나의 고유성’ ‘나의 특유성’을 인정받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고 자신이 갈망하는 새로운 생활태도로 살기를 수차례 다짐해왔지만 제대로 자신의 변신을 지켜내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더욱 심각한 현상은 사회적 통제 때문에 자기 스스로 자신의 고유성과 특유성을 억제하면서 고통스럽게 살아왔으면서도 은연중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외부의 제약들을 지켜내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아픔을 낳고 다양성을 통제하는 문화를 이어가도록 강요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해 자신이 마음 아파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슴 아프게 했던 일들이 반복되는 현실을 방치할 것인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함으로써 아름다운 차이를 인정받고 인정함으로써 상생하는 즐거운 세상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진지한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이제 ‘다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즐거움과 행복을 누릴 수도 있고, 갈등과 대립이 난무하는 반목과 질시의 삶을 살아갈 수도 있음을 올바로 깨닫고,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소통과 행복의 시작임을 자각하는 삶을 살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다름’은 자신에게 다소라도 결핍된 특성에 대한 묘한 매력과 환상을 낳게 하여 호감을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갈등과 분쟁의 씨앗이 되어 서로 토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늘 명심하라.
이처럼 우리는 자칫하면 한 사람에게 자신이 매력을 느끼는 모습과 그 매력에서 파생된 다른 특성은 인정하지 못하는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에 서로 화해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기대의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서로의 장점에서 파생될 수 있는 단점들을 잘 알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를테면 외향형의 성격은 매사에 매우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어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불만이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상황의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하지만 내향성 성격은 평소에 조용하고 차분하며 새로운 경험 보다는 익숙하고 편안한 휴식을 선호하고 자신의 심경을 드러내기 보다는 스스로 참고 삭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런 성격이 서로 보완하는 조화를 이루어내면 아름다운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지만 서로의 다름을 고집하여 자기식을 주장한다면 갈등과 대립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 수 호
현대행동심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