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 조현아 씨, 그는‘땅콩 회항’사건으로 평생 잊지 못할 수모를 당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내심이야 알 수 없으니, 그의 사과가 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한 말과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도 잘못한 만큼, 다른 사람처럼 공평한 처벌을 받으면 그만이다.
법은 만민의 평등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한항공 사무장과 승무원들이다. 질책받던 여성 승무원이 무릎을 꿇자, 그 여성에게 이런 식의 수치감을 줄 수 없다던 책임자 사무장의 선택도 부득이한 일이다.
여성 승무원 대신 무릎을 꿇고,“소인이 다 잘못했습니다. 소인을 죽여주십시오”라고 했다. 하지만 사무장은 그순간 목구멍으로 뜨거운 것이 솟구쳐 올랐을 게다.
어쩔 수 없지 않았을까. 우리는 대개 세상을 그렇게 산다고 본다.
오늘의 우리 사회에는 갑을 관계가 도처에 널려 있다. 해서 회사의 일개 직원이 높은 자리에 군림하는 재벌 3세와 시비를 가리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박창진 사무장의 언론 인터뷰는 참 잘한일이다. 조현아 씨가 심한 욕설과 폭행을 했다고 담담하게 증언했다.
비록 피해자일지라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라도 회사 직원이 사장 가족의 잘못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히는 것은 자신을 걸어야 하는 모험이 아닐수 없다.
박 사무장은 잘 깨달았을 것이다. 땅콩 회항 사태가 거꾸로 승무원들의 잘못이었고, 경영진의 입장에서 승무원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회사측의 항변 때문이었다.
재벌 3세 조현아 씨의 행위는 부를 누리고 그 권세를 부린 것이다.
그 권세가 마침내 항공기를 회항시킴에까지 이른게 아닌가 싶다.
대단한 권세다.
오늘의 민주 국가에서도 이런 권세를 부릴수 있다니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천하의 권세를 쥔 사람은 첫째가 태감 위충현이고, 둘째는(그의 내연녀인) 객씨이며, 셋째가 황제(희종)다.”
1624년(인조2년)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홍익한이‘조천항해록’에서 명나라의 여론을 전하고 있다.
환관 위충현은 내연관계를 맺고 있던 희종의 유모(객씨)와 손을 잡고 국정을 좌지우지했다는 것이다.
황제의 권력 서열은 3위 정도라는 것이다.
명나라 백성들은 위충현이 지나가면 황제(‘만세’)에 비견되는 ‘구천구백세’를 연호했다고 한다.
심지어 위충현을‘감히’공부자와 견주고, 살아있는 그를 위해‘사당’까지 조성했다는 것이다.
재벌 3세 조현아 씨를 위충현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강력한 그 권세로 보아 위충현 다음은 되리라고 본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가, 옛말에 “덕이 박한데 지위가 높고, 아는 것이 적으면서 꾀하는 것은 크며, 힘이 부족한데 직임이 무거우면 재앙이 미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다.
또 주역‘계사’하에 공자 말씀으로 나온다. 송나라때 호굉이 말했다.
“덕이 있으면서 부귀한 사람은 부귀의 권세를 이용해 세상을 이롭게 하고, 덕이 없으면서 부귀한 사람은 부귀의 권세에 올라타 제 몸을 해친다”
이 명언은 땅콩 회항 사건에 해당하리라고 본다.
조현아 씨는 아버지의 은혜로 부를 누리면서 하고 싶은대로 모든 일을 하다 보니 인간의 도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쌓은 덕이 없이 부의 지위에 있는 것은 큰 불행이다.
가난한 사람들도 무릎 꿇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진짜 민주주의다.
사람 대우를 받고 사람답게 사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부귀를 했다고 사람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것인가, 성실하게 사는 것이다.
성실은 인간의 최고의 덕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실의 덕을 쌓아야 한다. 정부는 하루 속히 부자 기업을 개혁해야 한다. 특권을 뿌리 뽑아야 한다. 부자 기업이 없어지고, 특권이 뿌리 뽑히면 인간다운 삶이 유지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부자는 겸손해야 한다.
특권층은 덕을 길러야 한다. 겸손함은 인간의 도리요, 덕을 기름은 인격의 수양이다.
이 준 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