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횡포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우리 수역에 제멋대로 들어와 불법 어획으로 피해를 주는데다 그물이나 폐유, 쓰레기까지 마구 버림으로써 연안 일대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대형 함정과 헬기, 특공대로 구성한 전담팀을 구성해 무허가 불법어선을 몰수해 폐선시킨다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대책은 공허한 구호에 그쳐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 횡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수산물 소비가 늘면서 남·북한 해역이나 그 주변에 출몰하는 중국 어선도 급증하는 추세다.
우리 영해를 넘나들며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 수는 현재 연간 3000~4000척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는 연근해 어업에 종사하는 우리 어선 2800척보다 월등히 많다.
이들은 동·서·남해안의 우리 수역 외곽에 수시로 침범해 조업을 일삼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어장이 중국 어선들로 포위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러나 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해양수산부는 불법조업으로 인한 피해액을 연간 3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어민 단체들에 따라서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중국 어선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서해안에서 조업활동을 했다.
그러나 최근엔 동해안의 북한 어장으로까지 진출하면서 우리 어민 피해가 덩달아 늘고 있다. 중국 어선이 동해 연안으로 이동하는 오징어떼를 쌍끌이 조업으로 싹쓸이해 씨가 마를 지경이 됐다. 울릉수협을 통해 위판된 오징어는 2003년 7323t에서 2013년 1774t으로 뚝 떨어졌다. 10년 사이 75%가 줄어든 것이다.
오죽했으면 울릉·옹진군수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고 서해 5도 주민이 해상시위를 벌였겠는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북·중 간 공동어로협상이다.
2004년에 맺어진 이 협약에 따라 장비와 기술이 모자라는 북한 당국이 입어료를 받고 동해 어장 일부를 중국 어선에 넘겨줘 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 간 중간 수역 경계를 오가며 일삼는 교묘한 불법 조업 행위를 단속하기조차 어렵게 됐다.
이 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은 2004년에는 140척이었으나 2013년에는 1326척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소규모 쌍끌이 어선으로 선단을 이루던 지금까지의 생계형 싹쓸이 조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투기 자금이 유입되고 ‘호망 어선’이라는 최신형 대형 어선까지 등장한 가운데 기업형 약탈 어업 행태를 보이고 있다.
주변국의 피해에 아랑곳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무책임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더 무책임한 일은 우리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태도다. 국민안전처가 재난안전 사령탑의 깃발을 내걸고 출항한 것이 바로 3주 전이다.
하지만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정부는 우리 어업인들이 마음 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철저히 단속하고 우리 어장의 황폐화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