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첫날을 맞았다. 2014년 캘린더의 마지막 장을 바라보는 마음이 여러 가지로 착잡하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영어에서 겨울을 뜻하는 ‘Winter’라는 단어는 ‘물의 계절’이라는 옛 독일어에서 따 온 말이다.
물이란 중·고위도 지방에서 겨울에 내리는 눈과 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북반구의 겨울은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지에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까지를 말한다. 반대로 남반구에서는 6월21일이나 22일부터 9월22일이나 23일까지를 겨울이라 한다.
겨울이라도 중·고위도 지방에서만 기온이 낮아지며 적도 근처에서는 1년 내내 거의 일정하게 높은 온도를 유지한다.
특히 유럽에서의 겨울은 농작물의 휴면기와 연관되어 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동물들도 휴지상태를 맞게 되며 대부분의 곤충들이 죽는다.
겨울에는 다른 계절과 마찬가지로 여러 문화권에서 식량생산에 있어 계절의 중요성을 기리는 의식이나 축제를 벌인다. ‘축제’란 말만 들어도 웬지 가슴이 설레고 신이 나며 흥이 돋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날마다 축제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인가 단 하루도 축제가 없는 날이 없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축제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전국 어디에선가 서너 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춘삼월 채 꽃이 피기도전에 시작되는 봄꽃 축제를 신호로 봄의 전령인 광양의 매화꽃 축제가 앞장서 목포의 개나리꽃 축제, 그리고 뒤를 이어 여수의 진달래꽃 축제가 꼬리를 문다.
꽃이란 꽃은 대부분 축제의 테마가 되고 주인공이 된다.
심지어는 장흥의 할미꽃과 구례의 산수유까지 모두 등장한다. 오월이 시작되면 함평의 나비축제가 십 수년째 전 국민과 세계인을 불러 모은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라고 달라질 것은 없다. 어느 지역에서는 댐을 막아놓고 물 축제를 여는가하면 바다를 낀 지역에서는 갯벌소금축제를 열기도 한다.
일 년 중 가을이야말로 완전히 축제의 계절이다. 화려함을 자랑하는 단풍축제와 순천의 갈대축제, 장흥의 억세 축제와 함평의 상사화축제 등 헤아리기조차 숨 가쁘다. 행정안전부가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는 모두 942개로 집계됐다.
이 자료대로라면 우리나라는 하루에 평균 2.5개꼴로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광주·전남만 해도 한 해 동안 57개의 축제가 열리고 잇는데 이 축제들은 지자체에서 돈을 들여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추고 추진하는 경우이고 그 밖의 사회단체가 주관하거나 읍·면 단위나 마을에서 여는 축제까지 더 한다면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문화관광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한 해 1,200여 개의 지역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가히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 할 만 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축제의 뒷그림자가 늘 씁쓸하다는 것이다. 지역축제가 난립하게 된 첫째 이유가 지역단체장들의 재임기간 치적용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의 혈세를 먹고, 놀고, 춤추는데 쏟아 붓기 때문에 축제로 인해 결국 주민들의 등골이 휜다는 점이다.
물론 그 가운데는 지역의 자연자원과 문화자원, 그리고 전통자원 등을 잘 활용해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지역 이미지와 지명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축제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고 주민들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으면서도 개선할 생각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차지에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감독이 병행되어 실속 있고 명분 있는 사업으로 발전되고 승화되도록 해야 한다.
김 철 수
아동문학가
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