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사건의 마지막 공개변론이 25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렸다.
이 사건은 헌법 제8조4항의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 된다”에 근거하여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제소한 사건이다.
주요 쟁점은 당 강령의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였으며, 항소심에서 내란선동죄 유죄 선고를 받은 ‘아르오’(이른바RO조직)조직원들은 진보당의 핵심세력이며 국회의원직은 정당에 귀속되므로 당연히 상실되어야 한다는 정부 측 주장과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과 무관한 새로운 진보정치 이념이며, 이른바 ‘아르오’모임은 당과 무관한 일부당원들의 행위일 뿐 진보당은 선거를 통한 집권추구가 목적이며 해산시 비례대표의원직 상실여부는 헌법, 정당법에 규정이 없어 의원직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통합진보당의 주장이 맞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정당해산심판’이 민주주의를 침해 내지는 훼손이 더 우려될 뿐 이른바 종북세력의 제지로 국가안보에 기여하는 것으로 대다수 국민들은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애초 제기될 당시부터 보수와 진보진영으로 갈리어진 지지자들 가운데 법리논쟁의 충돌이 그치지 않았고 보수와 진보의 갈등의 골을 깊게 하여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음이 우려되었다.
최종변론에 맞선 정부 측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국가안보 확립을 위해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라며 이석기의원 기소를 넘어 정당해산까지 청구한 것이 과한 처사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작은 개미굴이 둑 전체를 무너뜨린다‘며 ”정당해산이 아니고서는 종국적 국가안보의 확립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고 이에 맞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진보당은 종북이 아닌 서민·노동자의 정당“이라면서 농민, 해고노동자, 장애인, 주부 등이 등장해 진보당 존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당원들 인터뷰 동영상을 틀면서 변론에 나섰다.
진보당이 2000년 민주 노동당 창당부터 이어진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대표는 “당의 정책의장과 대표를 맡으며 진보당이 발의한 모든 법안은 단 한건도 위헌이라는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며 “왜 당이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폭력혁명론을 근거로 진보당을 북의 조종에 따라 활동하는 위헌정당이라고 단정하는 것이냐”고 맞섰다.
“내란음모는 국정원의 위법한 정당사찰 결과로 만들어진 조작사건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정치적 의견 차이를 적대행위로 몰아붙이는 행위자체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이라 했다.
1960년 우리 헌법에 들어온 정당해산제도는 입에 맞지 않은 정당해산의 길을 터놓기보다 “정당의 자유를 좀 더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됐다. 1958년 자유당 정부의 진보당 등록취소와 같은 사태를 예방하려는 조치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헌법분야의 유엔이라 할 수 있는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인 베니스위원회도 위헌정당해산제도는 ‘민주주의 적’을 분쇄하려는 것이라기보다 다수정파의 권력으로부터 소수정당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 밝히고 있다고 한다.
정당해산제도가 자칫 정치적 다수세력이 소수자를 억압하는데 이용하는 수단이 된다면 민주주의 체제를 방어하기는커녕 관용과 다원성을 핵심으로 하는 민주주의가 되레 침해되는 사태로 번질 수 있다면 이번 정당해산심판은 “집행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 여겨진다.
그럼에도 정당해산을 굳이 요청해야할 사안이라면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그 정당이 헌정정복을 위해 폭력사용을 실제 추구하는지, 그 폭력이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불러오는 것인지 등이다.
과거 정치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사형집행을 당한 사건도 최근 무죄로 판결이 바뀌는 시대에 국민이 선택해야할 정당을 국가가 나서 국민의 선택을 대신하겠다며 여기를 막고 저기를 누르는 선택적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는 역사의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 판결을 앞둔 헌재가 훗날 후회함이 없는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문제는 민주주의보다 더 우선하여 다루어야할 어떤 사안도 있을수 없다.
김 요 한 시인·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