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지난 8월 윤일병 폭행 사망 사건을 계기로 병영을 완전히 바꾸겠다며 민·관·군으로 구성한 병영혁신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13일 내놓았다.
병영 혁신의 본질은 건드리지도 못한 채 소소한 문제들만 나열하는 것으로 그쳤다.
병영 내 인권침해를 막는 핵심 장치는 군사법원의 독립, 국방 옴부즈맨 제도다.
그런데 혁신안은 두 제도를 아예 언급하지도 않았다. 군 판사와 군 검사가 군 지휘권 아래에 놓여 있는 것이 현재의 군사법원 제도다. 이 제도는 지휘관의 부하인 일반장교를 재판관으로 두고 지휘관 재량으로 형도 깎아 줄 수 있다.
이렇게 지휘관이 절대 권한을 행사하는 군사법원을 온전한 의미의 사법기관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병영 내 인권침해가 근절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상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은폐·축소가 가능한 병영 구조이다.
그런데 그걸 방치한 채 지휘관의 선의에만 기대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국회 특별위원회는 국방부의 자기 개혁을 기다릴 게 아니라 인권을 존중하는 군대로 바꾸기 위한 문민통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민에 의한 군 통제의 원칙에 토대를 둔 체제이기 때문이다. 인권침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국방부에 병영 혁신과제를 맡길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