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취업준비생, 주부, 은퇴자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실질 실업률’은 10.1%에 이를 것이라는 고용보조지표를 정부가 그제 발표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실업률 3.2%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실업자 수도 기존 방식으로는 85만여 명이지만 새로운 기준으로 잠재실업자를 계산하면 300만명에 육박한다는 뜻이다.
고용 대책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잘 보여준다.
정부가 그동안 발표해온 실업률은 심각한 구직난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 졸업을 미뤄가며 스펙을 쌓는 등 기회를 엿보던 취업준비생이나, 주부, 은퇴자 등을 실업자에서 제외해왔는데 이런 잠재구직자만 166만여 명에 이른다.
또 임시·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생 등 새 일자리를 희망하고 있는 불완전취업자도 기존 통계에서는 일반적인 취업자와 다름없이 분류해왔다.
현실과 동떨어진 실업통계를 기반으로 고용 정책을 짰으니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박근혜 정부도 일자리는 복지라며 2017년까지 238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률 70% 달성을 고용정책으로 내놨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당장 시간제 일자리 정책은 성과에 급급한 채 양질의 전일제 일자리를 쪼개는 웃지 못할 형태로까지 변질되고 있다.
공식 실업률 통계에서조차 10%를 넘나드는 청년실업 대책은 스위스식 도제제도를 본뜬 청소년 직업교육과 고졸자 조기취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가장 심각한 대졸구직자에 대한 정책은 없다.
정부는 이들에게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을 찾으라고 말하지만 중소기업을 괜찮은 일자리로 여기게끔 기업체질을 변화시키는 움직임은 없다.
늘고 있다는 장년 고용률도 도소매·운수·숙박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살깎기식 경쟁을 가중시키는 형태여서 해당 업종 종사자들을 더 불행하게 만들 소지가 크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성장 둔화에 더해 ‘중진국 함정’까지 겹쳐 고용 악화의 충격이 더 급격할 수밖에 없다.
90년대만 해도 2%대였던 실업률이 어느새 3%대 중반에 이른 것도 그 때문이다.
한계에 이른 중후장대 산업, 주요 제조업체들의 해외 진출 등에 따라 앞으로 고용상황이 나아질 가능성도 별로 없다.
서민에게 일자리는 삶 그 자체다. 실업은 삶과 가족의 붕괴를 의미한다.
이는 사회 전체를 흔들리게 하는 요인이다.
우리는 정부가 뒤늦게나마 고용보조지표를 내놓은 것을 다행스럽게 여긴다.
고용보조지표에서 확인된 실질 실직자 규모와 변화 추이, 인구학적 특성 등을 파악해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