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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디폴트’ 현실화… 무상복지 재검토해야
작성 : 2014년 11월 09일(일) 16:49 가+가-
무상복지라는 시한폭탄이 결국 터졌다.
홍준표 경남지사발(發) 무상급식 지원 중단 파문이 무상보육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를 불렀던 격렬한 무상복지 논쟁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홍 지사의 발표에 자극을 받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은 지난주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부담을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책임을 떠넘기고 정치적 노선이 다른 여야와 단체장·교육감이 뒤엉켜 제각기 자기 주장을 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태의 1차적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여야는 2010년 이후 주요 선거에서 무상급식·보육과 기초연금 등 무상복지 공약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며 복지부담을 키워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2010년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초중등생 전면 무상급식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자 한나라당도 저소득층 무상급식과 취학 전 아동 무상보육 카드를 뽑아들었다. 무상급식 공약으로 재미를 본 민주당은 2012 총선을 앞둔 이듬해 무상의료·보육과 반값등록금 보따리까지 풀어놓았다.
이 과정에서 무상급식에 반대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에서 패배해 사퇴하고 한나라당은 보궐선거에서도 졌다.
이를 계기로 강고했던 선택적 복지 기조가 보편적 복지에 밀려났다. 그 결과 양당의 복지공약 이행에 5년간 340조원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2012년 대선 말미에는 박근혜 후보가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주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복지 디폴트의 도화선은 야당이 제공했지만 여야의 책임은 백지 한 장 차이일 뿐이다.
유권자인 국민들과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권자들은 제대로 된 재원대책도 없이 여야가 쏟아낸 공약에 ‘이게 웬 떡이냐’며 환호했다. 정부도 대통령의 지시와 정치권의 압력을 이유로 향후 국가재정에 시한폭탄이 될 것을 알면서 보편적 무상보육·급식과 기초연금 도입정책을 넙죽넙죽 받아들였다.
세수 감소로 국가 재정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무상보육 공약을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는 채 2년도 안돼 공약을 파기하려 한다는 비난에 대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선심성 사업에 골몰했던 단체장들이 이제 와서 예산 타령을 늘어놓는 것도 볼썽사납다. 국가나 지자체의 낭비성 예산을 아껴서 복지 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으로는 어림없으니 문제다.
무상복지가 돈이 없어 도저히 실현 불가능하다면 수정하는 도리밖에 없다.
복지 재정이 끝내 파탄에 이르지 않도록 하려면 하루빨리 중앙정부와 지자체, 교육감들이 책임 있는 자세로 만나 밤을 새워서라도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미봉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존 복지 제도와 공약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고 지속 가능한 복지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기초연금,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확대 같은 무리한 복지 혜택을 지금처럼 끌고 가면 나라살림이 거덜나리라는 것은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당장 무상복지 축소와 증세 여부,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책임 있는 해법을 내놓고 대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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