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아동 종합실태조사는 충격적이라 할 수밖에 없다.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국가중 꼴찌라니 말이다. 그것도 OECD 24개국 평균 11.9의 주요국 아동결핍지수에 한참 못 미치는 54.8%라니 문제의 심각성은 걱정을 떠나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우리사회 전반에 깔린 문제점들을 대변하는 사안이기도 하여 이에 따른 대책이 시급하다고 느껴진다.
아이들은 곧 나라의 미래요 희망이라면 아이들이 행복하지 못한 나라는 결코 좋은 나라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를 들여다보면 숙제나 시험 등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는 많은 반면, 친구를 만나거나 취미생활을 즐길 여유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가족끼리의 만나는 시간이나 친구들과 자유롭게 즐기는 시간은 영어와 수학, 논술과 피아노, 태권도등 4, 5개 학원을 다녀야하는 쫓김에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고 부모들의 성적향상 압박에 숨쉬기조차 힘든 현실은 이대로 간과할 수도 해서도 안 되는 사안이다.
최근 잇따른 병영사고를 통해 알려진 생소하기만 했던 소위 ‘관심병사’가 군대 내에 수만 명에 이른다니 근원을 따져보면 이런 행복하지 못한 아이들의 성장이 인격적으로 정서적으로 문제를 안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결코 지나친 비약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경남의 한 중학교 전문상담교사는 “지난 1학기에 1학년 300명을 대상으로 정서, 행동 특성검사를 해보니 우울지수가 높게 나타난 아이들이 30~40명이나 됐어요. 수행평가를 준비하려면 심지어 줄넘기까지 과외를 받아야하니 여가 활동을 즐길 시간은 없고, 결국 속으로 곪는 겁니다”라고 아동들의 현장 실태를 전했다.
한국 아동이 주관적으로 평가한 삶의 질은 60.3(100점 만점)으로 OECD국가중 최하위로 가장 낮은 수준인 루마니아(76.6) 폴란드(79.7)보다 한참 낮은 편이다.
삶의 질이 떨어지는 주된 원인은 과도한 학업스트레스임이 밝혀졌는데 문제는 5년 전 아동청소년 실태조사 때보다 스트레스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적을수록 1점에, 많을수록 4점에 가까워지는데 2점을 초과하는 추세라며 숙제와 시험 성적 등 학업에 따른 압박감이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우리 어른들은 쉽게 애들이 무슨 스트레스야. 먹여주고 입혀주고 학교 보내주고 얼마나 알뜰히 돌봐주는데 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 어린이의 넋두리처럼 “어른들은 우리를 몰라도 너무나 몰라요”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때다.
끔찍했던 세월호 사건만 떠올려보아도 어른들의 “가만히들 있어라”는 어른들의 말만 듣고 생명의 위험한 상황에서도 가만히만 있었던 착한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학생들에게는 가만히만 있으라하고 자기들은 서둘러 탈출해 버리고…이런 세상에 아이들이 팽개쳐져 있다.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옛적 가난한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이야말로 아이들 천국이 아닌가 하는 어른들의 착각 속에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묻혀가고 있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야말로 부모가 시키는 대로만 잘 따라하는 착한아이, 공부 잘하는 훌륭한 아이, 악착스런 경쟁에서 1등만 하는 자랑스런 아이라는 기준은 무너져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이들의 취미나 적성, 행복욕구는 전혀 무시된 채 부모들이나 어른들이 선을 그어 강압적으로 이끌어가는 현실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윤모(12)군은 지난달 반 대항 축구시합 대표선수로 뽑혔다.
시합을 앞두고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던 아들한테 윤군의 엄마는 ‘훈련 및 출전금지’를 명령했다.
이유는 ‘쓸데없는 짓 하다가 다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4~5군데의 학원을 다닐 시간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통계는 취미활동이나 친구와의 교류 등이 부족할 때 느끼는 아동 결핍지수가 54.8%로 OECD 국가중 꼴찌로 나타나있다.
참고로 가장 낮은 나라 아이슬랜드는 0.9% 평균은 11.9%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현실이다.
유엔 아동 권리위원회는 2011년 경쟁으로 내모는 한국의 교육을 개선하라는 권고를 받은바 있다고 송준헌 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사례를 소개하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동의 ‘학업과 여가의 불균형’ 문제를 중요한 의제로 삼겠다”라 했다니 그나마 기대를 걸어봐야 할 것이다.
당면한 이 나라의 정치문제, 경제문제, 대북관계를 비롯한 외교문제도 중요한 과제이겠으나 어린이들에 대한 급기야 불거져 버린 문제들에 대한 대처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빈곤층 가정 아동 42%가 “돈이 없어 배고픔을 참아봤다”는 통계가 있고 “방학때가 다가오면 학교급식을 먹을 수 없어 걱정이 앞선다”는 소리가 아프게 들려지는 현실을 정책당국은 깊이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다.
김 요 한
시인·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