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애기봉 등탑 철거논란
작성 : 2014년 11월 02일(일) 16:37 가+가-
해마다 연말이 되면 남북 경계선상의 서해비무장지대를 환히 밝혀 온 해병2사단 관할지역의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물인 애기봉 등탑이 지난달 16일 새벽 전결 철거됐다.
3·8선 서북 최전선에 위치한 애기봉 전망대에 지난 1971년 설치되어 43년 세월동안 민족분단의 애환을 고스란히 지켜봐왔던 십자가 등탑의 철거배경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국방부는 시설물 안전 진단 결과 무너질 위험이 있어 철거했다고 밝혔지만 안전진단이 지난해 11월부터 거론 됐는데도 이제야 전격적으로 철거를 감행했다는 점도 뭔가 석연찮고 국방부시설단이 지난해 11월 각급 부대의 대형 시설물 안전진단을 한 결과 애기봉 등탑이 상당히 위험한 D급 판정을 받았다고 하는데 D급은 ‘철거’ 가 아닌 ‘보수 가능’ 이라는 기준과도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기봉의 십자가 등탑 철거가 이렇게 예민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등탑의 정치적 상황 때문이다. 이 등탑은 고 박정희 대통령 재임시절인 1971년 경기도 김포시 가금리에 세워졌다.
성탄절을 앞두고 항상 등탑 점등식을 했는데 높이가 18m에 달한 이 탑은 직선거리 3km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북한의 개성 지역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불빛도 밝은 편이다.
이에 북한 측은 불을 켰다가 끄고 패턴을 달리하면 모스부호와 같이 신호를 보낼 수도 있으니 이를 사실상의 선전물로 간주하여 우리 측에 철거해달라는 요구를 수시로 해온 바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 측 요구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고 지난 2004년 6월 남북 정상급 군사회담에서합의에 따라 2010년까지 애기봉 등탑 점화를 중단했다가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격이후 2010년 12월 21일부터 다시 종교단체가 주관하여 점등행사를 재개한 바 있다.
이때 북한은 성탄절 점화를 하면 등탑을 포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실제 포격태세를 취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등탑은 합동참모본부의 심리전과 관련이 없고 구조물이 넘어지면 일반 관광객의 안전을 해칠 수 있어 철거했다” 며 재건축 계획은 없으며 김포시가 전망대 등 관광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조차도 뒤늦게 보고를 받고서야 알고 신중하지 못함을 질책한바 있으며 기독교계나 평화공원 조성을 함께 추진 중이던 김포시 등과도 사전에 아무런 협의조차 없이 애기봉 등탑을 철거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등탑 꼭대기에 십자가가 달려있었던 만큼 이번 철거에 대한 기독교계의 반발도 거세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애기봉 등탑이 반세기 가까운 43년 동안 전방지역 성탄절 점등행사의 상징과 명물로 널리 알려져 왔다면서 “아무런 여론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등탑을 철거한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김영일 사무총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애기봉 점등은 단순한 행사가 아닌 자유의 빛을 밝히는 것으로 낡아서 철거했다고 군이 말하지만 명분이 없는 행동이다”고 꼬집었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어지자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군에서 애기봉 철탑을 철거한 뒤 추가로 더 큰 철탑을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병대 관계자는 아직까지 등탑을 대체할 시설설립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번 애기봉 등탑 철거가 북한과의 대화국면에 자칫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로 정부 측에서 강행했다는 분석도 있다. 탈북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삐라와 함께 이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가진 소이 보수와 진보의 남남갈등의 또 다른 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북한이 바라고 원하는 증상들이 계속 남한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은 극히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는 우려할만한 증상이기 때문이다.


김 철 수

아동문학가
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편집팀 기사 더보기

tdh1234@naver.com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