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지금 우리 경제를 위기라고 진단하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의 처방전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20조원 넘는 확대예산을 편성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당장 경제를 살리는 데 투자해 위기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빨리 타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의 조속한 비준 처리도 당부했다.
연설 후 여야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고 15개항의 합의도 도출했으니 향후 원만한 정국 운영을 기대한다. 마지막 골든타임을 살리려면 국회의 화답이 필수적이다.
여야 합의대로 세월호특별법뿐 아니라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김영란법, 범죄수익은닉 처벌을 위한 유병언법 등을 신속하게 처리하길 바란다. 이 법안들이 책상 서랍 속에 묻혀 있음으로써 입은 피해는 예상보다 훨씬 크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드러난 각종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혁신 및 개혁 드라이브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관련 법안의 처리는 필수다. 무엇보다 적폐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은 죄악이다. 우리의 노력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안 되게 하려면 법안 처리부터 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지적처럼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심각하다.
수출과 제조업이 흔들리면서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저성장ㆍ저물가ㆍ엔저라는 신(新)3저(低)로 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의 성장률이 0.9%에 그쳐 4분기 연속 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이 전 분기에 비해 2.6% 감소했고 제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수출과 제조업은 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성장 엔진이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우리에게도 닥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들이 먹혀들려면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를 가로막는 병목을 제거해야 한다.
기업들은 대부분 투자할 여력이 있지만 각종 규제 때문에 투자 의욕을 잃고 있다.
정부가 말만 앞세우지 말고 기업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실질적인 규제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
가계의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과다한 부채와 집값 폭등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
정부도 경제성이 떨어지는 과시성 SOC사업과 불요불급한 복지지출 등의 억제로 재정건전성 회복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구조조정에는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른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