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작은 부주의가 ‘재난의 최악’
작성 : 2014년 10월 21일(화) 17:39 가+가-
전투장비 도입을 둘러싼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국방위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가 충격적이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해선 안될 무기 국산화 사업의 상당수가 결함 투성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한 시험 평가도 오류와 졸속 투성이었다고 한다. 우리 군은 전력 증강을 위해 사업별로 해마다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허술한 관리와 전문성 부족으로 예산 낭비는 물론 심각한 안보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방산 비리는 자칫 국가 안보 공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비리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적시된 사례를 보면 이런 무기와 장비로 유사시 어떻게 적과 맞설 수 있을지 생각만해도 두렵고 아찔하다. 방사청이 세계적인 명품이라고 자랑해온 K-11 복합소총은 그야말로 엉터리였다.
국감 자료에 의하면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이 전자파 영향실험을 한 결과 시중에서 구입한 자석을 갖다 대자 격발 센서가 작동했다.
자성이나 전자파에 치명적 약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 말고도 설계 제작 기술상 미흡한 게 많아 ‘총체적 부실’이란 자체 평가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방사청은 이를 숨기고 양산(量産)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감 답변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한 뒤 정상 생산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실전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의심스럽다.
또한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사건 당시에는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첨단 수상 구조함이라는 통영함이 2년 전에 진수를 마쳤는데도 음파탐지기에 문제가 있어 세월호 구조현장에 투입되지 못했다.
2억 원에 불과한 40년이나 된 1970년대 구형 모델 수중음파탐지기를 서류조작을 통해 41억 원짜리로 둔갑시킨 뒤 교묘하게 적합 판정을 받아 명색이 최첨단이라는 함정에 장착시켰으니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이뿐 아니다. 9000억원을 들인 구축함 율곡이이함은 바닷물 유입을 막는 마개가 없어 적 기뢰를 속이는 기만탄 상당수가 부식됐다.
그런가 하면 잠수함을 잡는 유도미사일인 청상어는 명중률이 75% 이상이어야 하는데 4발 중 2발만 적중시켜 명중률이 50%에 머물자 임의로 한 발을 더 발사해 명중시킨 뒤 이 기준을 통과했다고 조작하는 가 하면 최소 4.4㎢로 되어있는 사거리 기준도 임의로 평가항목에서 삭제했다고 하니 비리의 끝이 어딘지 궁금하다.
방위력 개선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지만 전력이 그만큼 확보됐다는 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무기체계가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은 궁극적으로 방사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저변에는 예비역 고위 장교 등 이른바 ‘군(軍)피아’가 자리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
방위산업 담당자와 군 출신 방산업체 간부와의 검은 커넥션이 없이는 각종 무기와 장비의 조작된 시험성적서가 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산당국과 업체간의 고질적인 부패·비리 시스템을 근원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는 특단의 방안이 나와야 한다.
편집팀 기사 더보기

tdh1234@naver.com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