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탁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유남규 감독은 요즘 무척이나 바쁘다.
새벽부터 진행되는 대표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상대팀 전력을 분석하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연이은 강행군에 여름휴가는 꿈도 꿀 수 없다.
유 감독이 스스로를 옥죄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 때문이다.
유 감독은 국내에서 열린 앞선 두 차례 아시안게임을 모두 경험한 몇 안 되는 체육인이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은 선수 유남규를 세상에 끄집어 낸 대회로 기억된다. 18살의 촉망받는 기대주였던 유 감독은 단식 결승에서 위준(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발판으로 유 감독은 세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금 3·은 5·동 3개를 거머쥐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지도자로 변신해 성공 신화를 이어갔다. 그해 초 대표팀 코치로 합류한 유 감독은 이철승-유승민 조의 남자복식 금메달을 진두지휘했다.
세 번째 국내 아시안게임을 앞둔 유 감독은 “이렇게 부담스러운 것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최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유 감독은 “1986년에는 선수로 금메달을 땄고 2002년에는 코치로 금메달을 땄다. 그로 인한 부담감이 상당히 크다”고 토로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 대표팀은 주세혁(삼성생명)-이정우(울산시탁구협회)-정상은(삼성생명)-김민석(KGC인삼공사)-김동현(에쓰오일)으로 꾸려졌다. 이들의 주 타깃은 단체전이다.
가벼운 발걸음은 아니다. 아시안게임 탁구는 세계선수권과의 수준 차이가 거의 없다. 현재 남자 탁구 세계 8강 중 독일을 뺀 7개국이 아시아 소속이다.
중국이 단연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6개 팀의 전력은 엇비슷하다. 과거처럼 중국만 견제하면 큰 코를 다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자대표팀은 이미 지난 5월 도쿄세계탁구선수권 8강전에서 대만에 패한 바 있다.
유 감독은 “우리는 지난 대회 은메달로 2번 시드를 받았다. 3,4번 시드가 일본과 북한인데 이들과 같은 조에 대만과 홍콩이 편성된다. 이들 4개 팀은 우리가 8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팀들인데 결코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과 일본, 북한과는 5대5 게임이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