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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의 문화투사 김재권 선생 타계
작성 : 2014년 07월 20일(일) 16:26 가+가-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룡정시에 중국전역에 유일한 한국도서관이 지난 90년대 초반에 세워졌는데 지금은 송원도서관이라 명칭을 바꿔 부르고 있다.
당시 이 고장 광주매일신문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결실을 보게 된 사연을 갖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선친을 독립투사를 둔 이 시대의 재중동포사회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문화투사인 김재권 선생의 뜨거운 민족 사랑과 열정이 있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지난 17일 오전 9시45분경 77세를 일기로 한 많은 생을 마감하고 타계했다. 18일 오전 장례식과 함께 일송정이 있는 비암산 후록에 안장됐다는 애석하한 소식을 전해 듣고 필자는 김재권 선생과의 지난 24년 동안의 만남을 통해 수많은 추억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지나갔다.
우선 정신을 가다듬고 국제전화를 통해 고 김재권 선생의 아들인 김문혁 군에게 위로전화를 한 후 연길에 사는 사람에게 부탁해 대신 조위와 함께 장례식에 참석토록 했다.
그는 평소에 늘 자신은 ‘고향선산을 지키는 등 굽은 가시나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민족이 불이익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보면 목숨을 내걸고 뛰어나가 싸워온 일생이었다.
그래서 한글독서사의 여직원을 채용할 때 입사시험문제로 애국가를 4절까지 틀리지 않고 제대로 부를 줄 아는 사람을 최종적으로 선정한 일화가 있다.
곧게 자라고 값어치가 있는 나무들은 모두 누군가에 의해 배어져 다른 곳으로 팔려나가기 때문에 하나 둘 모두 정든 고향과 조상들만 남겨두고 떠나가지만 자신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고 볼품없는 등 굽은 가시나무이기 때문에 그나마 고향을 지키고 민족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언제나 수수한 할미꽃처럼 세상을 살리라’는 좌우명으로 지금까지 험한 인생길 77년을 살아 온 우리민족의 보배이자 마지막 문화투사였다.
그는 1938년 10월25일 중국 길림성 용정시 팔도진 쌍봉촌에서 평범한 농민가정에서 태어나 정규교육이라고는 초등학교 밖에 못나왔지만 평생을 신문과 잡지를 끼고 살면서 독학으로 연변대학교 조선어문학과 문화예술반을 졸업하고 팔도인민공사 문화소장과 연길 현 문련 주석, 연변민간문예가협회 부주석과 명예주석, 용정 한글독서사 회장 등을 거친 의지와 집념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필자는 그가 오랜 세월동안 불치의 병마와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김재권 선생의 자택을 찾은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3시, 벌써 수개월 전부터 의식이 희미해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는 가족의 이야기와는 달리 한 눈에 필자를 알아보고 손을 곡 잡은 채 눈물을 주루륵 흘러내렸다.
북간도의 매서운 칼바람에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촛불마냥 이 시대 마지막 우리민족의 문화투사 김재권 선생의 운명 앞에 서 있던 필자의 마음은 한없는 안타까움으로 가득 찼었다.
김재권 선생의 부친은 일제강점기시절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일본헌병대의 군견에 물려 장렬하게 순국한 독립투사이며 어린 시절부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했던 소년가장이기도 했다.
특히 중국에 단 하나밖에 없는 한글도서관을 세워 우리민족 후대들에게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동분서주 해왔고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역사유적지를 발굴하고 복원하는데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용정의 옛 기독성결교회당, 윤동주 생가, 명동교회, 비암산의 선구자 탑 과 일송정, 용정중학교의 윤동주기념관, 서전서숙의 옛터 복원, 3·13 의사능복원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특히 지난 1982년 8월15일에는 일제의 압제로부터 해방된 날을 후손들에게 영원토록 기리기 위해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 동성촌에 약 200여 명의 노인들을 한 자리에 모셔놓고 젊은이들로 하여금 맛있는 음식과 노래와 춤으로 잔치를 열어 광복절을 기념하도록 함으로 3년 후인 1985년 8월15일부터는 연변조선족자치주 인민정부가 정식 공휴일로 지정해 노인절로 지킬 수 있도록 한 역사적인 주인공도 바로 김재권 선생이다.
그래서 연변의 노인절은 바로 한국의 광복절로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호랑이 띠인 그를 주변사람들은 백두산 호랑이를 닮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정 많고 눈물이 많은 정겨운 분으로 그를 존경하며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김 철 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 한국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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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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