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구 축제 2014브라질월드컵이 14일(한국시간) 열린 결승에서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한국 축구는 울었다. 16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홍명보호는 갖은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고, 대한축구협회과 홍명보(45) 감독의 안일한 대처로 오히려 화를 불렀다. 홍 감독은 지난 10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다시 한 번 절감했고, 철저한 대비와 꼼꼼한 분석, 팀의 융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브라질월드컵이었다.
▲16년 만의 낙제 성적표
한국 축구는 4강 신화를 쓴 2002한일월드컵을 시발점으로 월드컵에서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매 대회 1승 이상을 올렸고, 지난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이정표도 새롭게 썼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16년 전으로 돌아갔다. 홍명보호는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H조 최하위(1무2패· 승점 1)로 탈락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1승도 못 올린 것은 1998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이다. 당시에도 1무2패에 그쳤다.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한 조에 편성됐을 때만 해도 역대 가장 무난한 조 편성이라며 웃는 분위기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큰 오산이었다. 특히 ‘1승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에 크게 당했다.
한국은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1-1 무)에서 무승부를 거둬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결과론이지만 반드시 이겼어야 할 경기였다.
가장 무난한 상대로 꼽았던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는 수비 불안과 리더 부재를 절감하면서 2-4로 완패했다. 사실상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워진 순간이었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벨기에를 맞았다. 전반에 상대 선수 1명이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역습에 얻어맞아 0-1로 졌다.
선수단 컨디션 조절 실패, 무용지물이었던 전력분석, 분위기 와해 등 허점 투성이였던 한국의 브라질월드컵이었다.
▲끊이지 않은 논란, 결국 홍명보 사지로 몰아
기대를 크게 저버린 부진한 성적은 곧장 악화된 여론으로 나타났다. 축구 팬들은 홍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축구협회를 향해 분노했다.
엔트리 최종명단 발표 때부터 이 같은 조짐이 보였다. 홍 감독은 지난 5월8일 최종명단 23명을 발표하면서 ‘원칙을 깼다’는 비난을 들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출전시간’을 선발의 중요한 잣대로 삼겠다고 했지만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거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박주영(29)과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을 끌어안았다.
‘원 팀’이라는 슬로건 뒤로 ‘홍명보의 아이들을 챙긴다’는 비판이 홍 감독에게 향했다. 특히 박주영 발탁은 도박이었다. 그러나 박주영은 이번 월드컵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러시아와의 1차전, 알제리와의 2차전까지 모두 선발로 나섰지만 두 경기에서 그가 시도한 슈팅은 고작 한 개였다.
홍 감독이 절대 신뢰하는 중앙수비 듀오도 알제리전에서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홍정호(24·아우크스부르크)는 알제리전에서 4골을 헌납했다.
부진한 성적은 자연스레 홍 감독의 ‘의리 엔트리’ 논란으로 번졌고, 이후 경기와는 상관없는 홍 감독과 선수단의 일거수일투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홍 감독은 질책과 비판 속에서 지난 10일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 자리에서 선수단장으로 브라질을 다녀온 허정무(59) 축구협회 부회장도 함께 사퇴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