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들의 '다이어트 전쟁'에 불이 붙었다.
차체가 가벼워질수록 연비 효율은 높아지기 때문. 고연비 차량 수요가 높은 국내 자동차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보여준 가시적인 성과는 알루미늄 덕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철을 알루미늄 소재로 대체하면 하면 무게를 최대 45%까지 줄일 수 있다. 차체 경량화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체 중량이 100㎏ 감소하면 연비는 100㎞당 0.3~0.5ℓ 높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0.8~1.1㎏ 감축 가능하다. 특히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알루미늄 소재가 자동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배가될 전망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지난 18일 출시한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차체 경량화의 대표 주자다.
이번 3세대 모델은 극한의 다이어트를 통해 탄생한 풀체인징(완전변경) 모델. 기존 2세대 모델보다 420㎏ 크게 감량, 차체 무게는 2290㎏로 눈에 띄게 줄었다.
비결은 '100% 알루미늄 차체'. 앞서 재규어 XJ, 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등 알루미늄 차체를 선보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3세대 모델에도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했다.
알루미늄은 가공하기 힘들다는 게 흠이다. 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온에 약해 용접할 경우 소재를 균일한 형태로 만들기 어렵다는 것.
재규어 랜드로버는 업계 최초로 '리벳 본딩(Rivet-Bonding)'이라는 우주항공기술을 차제 제작에 적용함으로써 한계를 극복했다. 용접하지 않고 차체 각 부품을 알루미늄 못(피어싱 리벳)으로 끼워 맞추는 방식이다. 그 결과 차체 무게는 25% 줄었지만 강도은 오히려 39% 향상됐다.
아우디도 대형 세단 A8, S8 등에 '100% 알루미늄 차체'를 적용하는 등 알루미늄 소재 활용에 적극적이다.
아우디 A8, S8는 199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아우디 초경량 알루미늄 차체 기술 ASF을 적용한 차량이다. 일반 철 구조 차체보다 무게가 약 120~140㎏ 덜 나간다. 반면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해 강도는 25% 향상됐다. 현재 아우디는 ASF기술을 TT, A6, A7 등 모델까지 확대 적용하며 차체 감량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지능형 경량 구조를 통한 차량 경량화에 주력해온 BMW도 최근 출시한 5시리즈와 7시리즈의 무게를 기존 모델보다 23㎏ 추가로 줄였다. 알루미늄 소재를 적극적으로 채택한 결과다. 특히 5시리즈는 도어와 앞쪽 사이드 월, 보닛 등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알루미늄 소재 활용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도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해 차체 무게를 줄이려는 완성차 업체들의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이미 2004년부터 엔진, 자동변속기 모듈 제작에 들어가는 부품 중 일부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차체는 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미미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 차체의 프론트 모듈, 휠 등이 일부분이 알루미늄 재질로 제작되고 있지만 적용 범위는 크지 않다"며 "현재 차체 개발에서 알루미늄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 알루미늄 업체들도 발 빠른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의 압연 알루미늄 기업 노벨리스는 중국 창저우에 짓고 있는 자동차 열연 판매 공장을 내년 준공하고 중국, 한국 등 완성차 기업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1억 달러 규모다.
노벨리스 관계자는 "노벨리스는 현대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한국 완성차 업체들에 2년 전부터 알루미늄을 공급해왔다"며 "중국 창저우 공장을 통해 한국 완성차 업체에 대한 고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