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대리처방·수술 등 거부… 면허증도 반납”
대한간호협회 17일 기자회견
별도 불법진료센터 설치 운영
작성 : 2023년 05월 17일(수) 17:24 가+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대한간호협회(간협)가 17일부터 대리처방과 수술 등 의사의 불법 의료행위 지시를 거부하고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간협은 17일 서울 중구 간협 인근 건물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인 간호법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1차 단체행동 방향으로 의사의 불법 의료행위 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하고 간호사 면허증 반납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입법독주법’,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의료체계 붕괴법’, ‘간호조무사 학력을 고졸로 제한한 신카스트 제도’라는 허위사실을 제시하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공약인 만큼 대통령께 간호법 31개 조문을 정독해 주실 것을 간곡해 부탁드렸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사실을 분별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의사의 업무 지시를 거부하고 특히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 의료직능의 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의사의 불법업무에 관한 리스트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고 협회 내 불법진료신고센터 설치와 현장실사단을 별도로 운영 관리할 것”이라면서 “오늘부터 간호사가 대리처방과 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파와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비위관(L-tube)과 기관절개관(T-tube) 교환,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에 관한 의사의 불법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불법진료신고센터를 통해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넘어서는 불법 업무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 법적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간호사가 본연의 업무가 아닌 불법 의료행위를 해온 관행들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이들은 “오늘부터 한달 간 전국 간호사의 면허증을 모아 보건복지부로 반납하고, 면허 반납을 하는 그날 광화문에 집결해 허위사실로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한 복지부 장차관을 고발하고 파면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간협이 간호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불법 의료행위 지시 거부, 면허증 반납 등으로 의료공백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간협은 “일시적으로 연차를 내 투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병원 운영상 어려움은 발생할 수 있지만 의료공백까지 빚어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오는 19일 연차를 내고 광화문에서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규탄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현재 3~4만 명 가량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간협은 내다보고 있다. 간협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파업을 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조직적인 연차 투쟁을 통해 단체행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간호법이 다시 국회에서 재추진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최대한 동원해 투쟁하고 진실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단식투쟁에 들어갔던 김영경 간협 회장 등 임원들은 단체행동에 나서기 위해 지난 16일 오후 2시 단식을 중단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