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운영위서도 ‘윤 사적발언’ 공방
야 “적반하장도 부족” vs 여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
野 “적반하장, 후안무치 단어로도 부족해”
與 “팩트체크 안 한 MBC… 스스로 돌아봐야”
작성 : 2022년 09월 27일(화) 17:27 가+가-

여야는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 기간 중 불거진 발언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부끄러운 외교 참사’라고 규정하며 국회 차원에서의 진상조사를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와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어제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 일어난 욕설 막말 파문에 대해 사실과 다른 보도라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언급했다”며 “적반하장, 후안무치 단어로도 부족한 파렴치한 행태”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대통령께서 사과하고 책임자들이 책임지면 될 일을 전 국민 앞에서 부정하고 또 거짓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셀프 검증으로 어물쩡 넘어간다면 이는 그렇게 놔둘 수 없는 문제로 국회가 나서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지난주 현안보고를 위한 운영위 긴급 소집을 요구했지만 국민으힘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욕설 파문과 외교 참사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을 수 있도록 이번주 내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당 박영순 의원도 “윤 대통령은 외국을 순방하는 과정에서 막말로 국민께 부끄러울 정도로 참사를 일으켰다”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조문을 실제로 안 한건지 못 한건지 국회에서 따져봐야될 것 같다”고 가세했다.
박 의원은 “미국에 가서 막말을 하신 것도 진실이 무엇인지, 왜 그런 발언을 하게 됐는지 외교부 장관이나 대통령실 직원들은 무엇을 했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한일정상회담 역시) 격식도 품격도 없는 굴욕적 외교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공세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MBC의 윤 대통령 발언 보도를 꺼내들며 방어에 나섰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의 자유는 거짓말 할 자유가 아니라 진실 알리기 위해 수반되는 과정의 자유이지, 뉴스에 자막을 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MBC 뉴스 자막 중) 괄호 안에 미국을 넣는 것이 창작이지, 사실을 전하는 것이냐”며 “진실을 얘기하는데 탄압이다, 무시라고 한다면 그 행동이 진실을 얘기하지 않는데 무시와 탄압되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견야해 “2002년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연상되는데 이건 2022년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며 “이런 황당한 일이 있으면 그것부터 얘기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조은희 의원은 “하지도 않는 말을 괄호쳐서 언급한 것은 누가봐도 한미동맹 관계를 훼손하고 조롱하는 듯한 뉘앙스”라며 “객관적 보도라면 국민이 판단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 먼저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자 권성동 운영위원장은 “간사간 협의해서 추후 결정하는 것으로 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권 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했고, 권 위원장은 운영위 개의 30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사적발언 논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사례를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외교·안보 책임자의 경질을 재차 요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끔찍한 검은 월요일이었다. 금융시장의 얘기만이 아니다. 대통령이 나라 전체를 혼돈의 도가니에 몰아 넣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진상규명의 당사자인 대통령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적반하장에 이어, 여당은 기다렸다는 듯 언론사 항의방문에 나섰다”라며 “대통령실은 욕설 대상이 대한민국 야당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번엔 야당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실언으로 빚어진 외교 망신을 거짓 해명으로 덮어지지 않자,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야당 원내대표와 언론사 유착이라는 왜곡을 일삼고 있다”면서 “정부·여당은 뻔뻔한 반박과 치졸한 조작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이제라도 사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윤 대통령의 이중적 태도는 한미 동맹에 있어 심각한 독이 될 수 있다”며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처럼 미국은 정치 지도자의 거짓말을 가장 경계하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의원총회를 거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김성환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제1차장,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 등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요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