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법’ 전부 통과… 검사 “깊은 우려”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국회서 통과
대검 “위헌성 명백… 의견청취도 없어”
검사장들 “문제점 찾고 해결책 마련”
작성 : 2022년 05월 03일(화) 17:27 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히 박탈) 법안이 모두 국회 문턱을 넘자 검찰이 “깊은 우려를 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재의 요구권을 행사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입장을 냈다.
전국 검사장들은 “비록 법이 통과됐지만 모든 노력이 사라지지 않고 싹을 틔우리라 믿는다”는 성명을 냈다.
대검찰청은 3일 오전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시민단체, 학계, 법조계 대다수가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하고 있음에도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하여 대검과 일선 고·지검장들은 일치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검은 “법안이 시행되면 고발인의 이의신청 권한이 박탈돼 사회적취약계층을 위한 선의의 고발이나 내부 비리에 용기를 낸 공익제보자의 호소는 법에 의해 가로막히게 된다”라며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진범, 공범, 추가 피해 및 범죄수익환수를 위한 수사를 할 수가 없어 억울한 국민들의 서러움을 달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범죄, 부정선거, 방위사업 비리, 대형재난 등 국가의 근본을 위협하는 중대범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면서 “부패 방지와 공공의 안녕질서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검은 검수완박 법안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검사를 영장청구 등 수사주체로 규정한 헌법 12조 3항과 16조 위반, 공직자범죄·부정선거사범 등 중요사범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특혜를 줘 평등원칙을 규정한 헌법 11조 1항 위반,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규정한 헌법 27조 5항 위반 등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제대로 된 의견청취 한 번 없이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사이에 법안이 통과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절차가 형해화 됨으로써 헌법상 의회민주주의, 적법절차원칙의 본질이 훼손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국민을 대표하시는 대통령께서 이러한 점을 면밀히 살펴, 국가의 백년대계인 형사사법제도 개편이 심도 깊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여 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법안 통과 직후 전국 검사장들도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국의 평검사님들과 중간간부들, 수사관, 실무관님들이 구체적인 법안의 문제점 발굴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그러한 노력으로 원안에 있던 일부 독소조항은 폐기되기도 했다. 비록 법이 통과됐지만, 이 모든 노력이 모두 헛돼 사라지지 않고, 한 알의 밀알이 돼 싹을 틔우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18개 지검장 명의로 별도의 입장문을 검토했지만, 대검의 입장문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선 검사장들은 입장문에 담길 의견을 정리해 대검에 전달했고 일치된 하나의 입장문으로 나가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얘기했다.
검사장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새로운 제도의 영향 하에 놓여있는 국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찾아보겠다”며 “각 검찰청별로 법안의 문제점을 계속 발굴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찬성 164명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검찰청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 바 있다.
이로써 검수완박 법안이 모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이날 오후 국무회의에서 공포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대검은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며 요청하는 한편, 이날 오전에는 검찰 구성원 3000여명이 문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보내기도 했다.
만약 문 대통령이 그대로 검수완박 법안을 공포하게 되면 검찰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도 낸다는 방침이다.
/김요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