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에 두 번째 손 내민 文대통령… 갈등 국면 전환점될까
文, 尹에 회동 재차 촉구…”직접 판단 하시라”
尹 화답하면 급랭 정국 풀릴 듯…긍정적 전망
작성 : 2022년 03월 24일(목) 17:39 가+가-

청와대와 윤석열 당선인 측이 집무실 용산 이전과 인사권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조건 없는 만남을 요청하며 두 번째 손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당선 확정 뒤 15일째 이뤄지지 않고 있는 대통령·당선인 회동에 대한 개인적인 답답함까지 토로하면서 윤 당선인이 직접 판단해줄 것으로 요청한 만큼 윤 당선인이 손을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와 당선인 측은 그동안 회동 실무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인사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파국으로 치달았다.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 제안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꼬인 정국이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는 인사권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당선인 측은 임기 말 인사 조치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진찍기 회동’은 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어 불발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윤석열 당선인과의 만남을 재차 제안했다. 지난 18일 “빠른 시일 내 격의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윤 당선인과의 회동을 촉구한 지 6일 만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답답해서 한번 더 말씀 드린다”고 운을 떼며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나누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 무슨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을 향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 결렬 이틀 뒤인 지난 18일에도 “무슨 조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며 윤 당선인에게 빠른 시일 내 만남을 타진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두 번째 제안에서 협상과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은 이러한 조건이 유효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재차 회동을 직접 제안한 만큼 공인 윤 당선인 측으로 넘어간 상태다.
앞서 청와대와 당선인 측은 한국은행 총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 문제를 두고 첨예한 의견 대립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와중에 윤 당선인의 일방적인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이 발표되고, 청와대에서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안보공백 등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이 증폭됐다.
양측의 갈등은 전날인 23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 문제를 두고 정점을 올라섰다.
청와대가 이 후보자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당선인 측 의견을 수렴했다고 한 것을 두고 장제원 실장이 부인하자, 청와대가 이를 재반박하면서 ‘진실공방’으로 확산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은 총재 후보자를) 오늘 발표한다고 했더니 본인은 합의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했다”면서 “사람이 바뀌었다, 딴 사람을 할 거란 주장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당선인 측에서 “또 하나는 (중앙선관위 상임위원과 감사원 감사위원을) 패키지로 해야지 왜 이것만 하냐”고 주장했다며, “세 가지를 섞여서 뭐가 진심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집무실 이전 문제에 대해 더해 한국은행 총재 인선을 두고 양측의 갈등이 심화한 상황에서, 당선인 측의 ‘패키지 인사’ 요구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정국은 꼬일대로 꼬인 모습이었다.
이처럼 양측 대립 격화로 참모들이 더이상 회동을 주선하기는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면돌파를 선호하는 윤 당선인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결자해지’하는 카드를 택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 발언 발표 전 기자들과 만나 ‘인사문제가 조율되지 않으면 문 대통령과의 회동이 어려울 수 있냐’는 질문에 “회동 문제는 차원이 좀 다른 문제가 아니겠나”라고 답하며 여지를 남겼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도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이나 인사권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문 대통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