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및 당직자 등 10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이 사건 당시 현장 영상 전체를 참고자료로 제출하기로 했다. 변호인단이 전체 영상을 보기 전까진 이 영상을 증거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2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김병욱·박주민 의원과 이종걸·표창원 전 의원, 보좌관 및 당직자 5명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 4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변호인단이 요구하는 당시 CCTV 영상 전체를 참고자료로 제출하기로 했다. 다만 검찰은 변호인단이 현장 영상 전체를 요구하면서도 이미 제출된 영상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히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변호인단은 검찰이 제시한 영상 증거에 대해 조작·편집 가능성을 다툴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며 “이 영상은 당시 피고인들이 직접 등장하거나 목격한 장면들인데, 영상이 사실과 다른 점이 있으면 어떤 부분이 조작됐는지 최소한 특정은 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은 수사기관이 채증한 영상이 아니라 CCTV나 방송국 촬영 영상”이라면서 “임의 조작이나 편집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변호인단이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해달라고 했다가 참고자료로 제출해달라고 번복한 것에 대해 “변호인들이 재판 지연을 위해 의견을 번복한 것은 아니겠지만, 명확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검찰이 영상 전체를 참고자료로 제출해 달라는 변호인단에 요구에 동의했지만, 이는 피고인 일부에 대한 참고자료로만 제출된다. 10명에 달하는 이 재판 피고인 중 박주민 의원 측 변호인 등 일부는 전체 CCTV 영상과 피고인 간 혐의가 무관하다며 전체 영상 제출에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앞서 변호인단은 검찰이 제출한 영상 증거에 대해 확보 과정의 위법성이나 영상 조작·편집 가능성 등을 이유로 증거 인부(인정 또는 부인하는 절차) 절차를 미뤄왔다.
검찰은 이에 영상을 열람 요청해 제공받으라는 취지로 의견을 냈지만, 이번엔 3.78테라바이트(TB) 분량에 달하는 영상을 보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2500만원 가까이 되는 수수료가 문제가 됐다.
결국 지난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검찰에 “전체 영상을 제출하라”며 중재에 나섰고, 이날 검찰이 재판부와 변호인당 요청에 응하면서 현장 영상을 두고 이어지던 공방이 일단락된 것이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이 전체 영상을 시청한 후 의견서를 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오는 7월22일 예정돼 있던 5차 공판준비기일을 8월22일로 연기했다. 이와 함께 9월11일 오전 공판준비기일을 추가 지정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참고자료가 제출되면 변호인 측은 바로 복사해 가서 최대한 압축적으로 의견서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원 등 10명은 지난해 4월26일 국회 의안과 앞, 국회 628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앞 등에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월12일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더불어민주당 측 변호인단은 “물리적 접촉이 있었다고 해도 국회의원으로서 적법한 의정행위 중 생긴 것이고, 다른 자유한국당 의원의 부당한 저지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같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교안 전 대표 등 미래통합당 측 27명(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대한 재판도 지난 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3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다.
이 재판도 변호인단이 검찰 공소장 내용을 문제 삼는 등 공판준비기일부터 절차 진행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