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간의 헤게모니 다툼과 노른자위 감투 싸움으로 제8대 광주시의회가 사흘째 ‘식물의회’로 전락하면서 정상화 출구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끼리끼리 계파 정치’, ‘잿밥에 눈먼 자중지란 힘겨루기’, ‘후안무치 생떼정치’, ‘다수당의 오만이 부른 밥그릇 싸움’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더 이상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의회 정상화를 위한 민주당 의원 22인의 ‘촛불 원팀 정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시의회는 11일 오전 11시 제8대 의회 첫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어 전반기 의장, 부의장 2명 등 의장단을 선출하고 상임위원 선임과 상임위원장 후보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 9일과 10일 1, 2차 본회의를 소집했으나, 23명의 재적의원 중 22명을 차지하는 민주당 의원들 간의 원구성 논의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정회와 산회 등 파행을 반복하며 이틀째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왔다.
당장 9일로 예정됐던 의장, 부의장 선출이 늦춰지고 이후 상임위원 선임과 상임위원장 선출, 시장과 교육감 주요 업무보고, 실·국별 상임위 업무보고, 운영위원장 선출, 예결·윤리위원 선임 등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시민단체와 의회 안팎의 드센 비판 여론에 시의원들은 “고개를 들 수 없다”며 계파와 진영 논리를 떠나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여전히 속칭 주류와 비주류간 입장차가 있지만 사상 초유의 개원 의회 장기 파행을 막기 위해서는 상생의 출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3∼4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의장 후보를 사퇴한 뒤 임시의장 직무를 대행하며 두 차례 정회권을 발동한 반재신(북구1) 의원이 정회 대신 정상적으로 본회의를 진행해 의장 단독 후보인 김동찬(북구5) 의원에 대한 사실상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김 의원이 과반 출석에 과반 지지로 당선이 확정될 경우 의사봉을 신임 의장에게 넘겨주는 방안이다.
또 하나는 의회 공전의 책임 여부를 떠나 반 의원이 임시의장직을 사퇴하는 ‘통 큰 결정’을 내린 뒤 다선·고령자 기준에 따라 김용집 (남구1) 의원이 의사봉을 이어받아 정해진 절차에 따라 회의를 진행하는 방안이 상생의 모델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반 임시의장이 또 다시 정회를 선언하거나 사퇴하지 않을 경우 김동찬 의장 후보 측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새 임시의장을 선출한 뒤 의사 일정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재적의원 23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22명으로, 이 가운데 의장 후보인 김 의원 측은 14명, 반 임시의장 측은 8명으로 분류되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유일한 야당으로 정의당 장연주 의원이다.
하지만 힘의 논리로 밀어붙일 경우 결국 날치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제5대 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 때와 같은 법적 소송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시의회에서는 2006년 7월 임시의장의 정회 선언에 반발, 반대파 의원 10명이 밤늦게 의장 선거를 강행, 강박원 의원을 5대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가 비주류파가 의장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법적소송에 휘말려 두 달 만에 법원 권고안을 받아들인 바 있다.
의회 일각에서는 재선의원 3인방의 정치력과 중재력이 바닥을 드러낸 만큼 초선과 여성 의원 중심으로 새판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이미 주류, 비주류파로 짜여져 있는 진영구도를 어떻게 깨뜨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총체적 난국”이라며 “차라리 의장과 부의장을 순번제로 하는 ‘아테네식 순번추첨제’가 낫지 않겠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절대 다수의 집권 여당 의원들답게 계파 정치, 생떼 정치를 접고 촛불 민심을 받들어 원팀 정신으로 난국을 헤쳐갔으면 한다”며 “신의 한 수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명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