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던 전남 동부지역에서 6·13지방선거 개표 결과 비민주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3일 치러진 6.13지방선거 개표결과가 속속 전해진 1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의 몫으로 4년간 유지됐던 여수시장은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권오봉 후보의 차지가 됐다.
또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차원서 유세 융단 폭격을 가하며 지원했던 광양시장 선거도 현직 시장이면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현복 후보에게 돌아갔다.
광양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찌감치 단일후보로 확정된 김재무 후보와 무소속 정현복 후보 간 리턴매치는 선거 초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의 국민적 고공 지지세를 감안했을때 전남도의회의장 출신의 김재무 후보의 선전에 많은 시민들이 기대를 걸고 광양시 입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기도 했다. 김 후보가 출마해 낙선하거나 중도 포기에 대한 지지자들의 안타까움은 ‘이번엔 반드시 당선’이라는 구호로 제창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칭 ‘빛나리’로 부르며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추고 재선을 노린 무소속 정현복 후보의 벽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 철옹성이었음이 최종 결과에서 드러났다.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점쳐졌다가 비 민주계로 넘어간 곳은 고흥도 예외는 아니었다. 12년간 군수로 재직한 더불어민주당 박병종 군수의 후임을 뽑는 자리에 공영민 전 제주발전연구원장이 서둘러 포진했으나 두 번 내리 고흥군수에 도전한 민주평화당 송귀근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송귀근 후보는 전국적인 민주당 지지도 강세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밭을 일구는 농민의 심정으로 한표 한표 모으더니 결국 2400여 표 차이로 승리하며 비민주 돌풍과 함께 민주평화당의 자존감을 지킨 후보가 됐다.
전남 동부권에서도 가장 인구가 많고 산업 규모가 큰 해양 관광도시 여수의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때부터 우여곡절이 심했다.
주철현 현 여수시장과 권세도 후보, 권오봉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여수시장 경선에서 만났으나 4인 경선 체제에 대한 불공정 경선을 문제 삼은 권오봉 후보의 경선불참 선언과 민주당 탈당, 이후 무소속 출마로 민주당의 경선 이벤트는 큰 상처를 입었다.
권오봉 후보는 경선 불출마 선언 후 일주일여 만에 무소속으로 여수시장에 도전해 결국 경선 승자였던 권세도 후보와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권 후보의 이런 일련의 행보에 대해 지지자들의 뜻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으나, 민주당의 성공을 바라던 시민들은 실망감과 함께 정치 철새라는 비난을 쏟아내며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권 후보의 행보는 최종 고지에 안착하기 위한 신의 한 수가 됐다.
여수와 광양, 고흥 등에서 비민주 후보가 약진하는 동안 주요 도시 가운데 하나인 순천시에서 민주당이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순천의 경우 경선 과정 없이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허석 후보가 ‘마약 커피 사건 기획설’ 등 끊임없는 악재에도 버티면서 무소속 단일화 후보로 나선 손훈모 변호사를 큰 차이로 이기며 겨우 체면치레했다.
과거 새누리당 이정현 국회의원을 선택해 순천만 국가정원과 잡월드 등을 유치한 전략적 판단들이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향하는 시민의 선택으로 풀이된다. 4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7전 8기의 허석 후보를 당선시키면서 순천의 전략적 선택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전남 동부권에서 비민주 후보의 약진은 이미 선거 초 예견된 상황이었다”면서 “민주당이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 가를 살폈어야 하는데,그렇지 않고 무조건 민주당의 깃발만 꼽으면 뽑아 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